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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환불에 티메프 같은 ‘중개업자’도 책임 강화… 공정위 전상법 보완책 검토

조선비즈 조회수  

공정거래위원회가 소비자 환불 과정에서 티몬·위메프(티메프) 등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자상거래법 보완책을 강구한다. 이번처럼 소비자 환불 지연 이슈가 불거질 경우 물품 판매 당사자인 입점 업체는 분명한 책임을 지게 돼 있는데, 통신판매중개업자인 티메프의 책임은 제대로 규정돼 있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1일 “(이번 티메프 사태와 같은 문제 발생 시) 소비자의 청약 철회·환불과 관련 관련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며 “이를 규율하는 전자상거래법(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제도 개선 여지가 없는지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사옥 로비에 환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위메프 사옥 로비에 환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 머지, 알리·테무, 티메프서도 ‘중개업자’ 책임 논란 반복

전자상거래법은 온라인으로 상품·서비스를 구매한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자 등의 의무와 책임을 규정한 법이다. 그런데 이번 ‘티메프’ 사태에서 문제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인 티몬이나 위메프에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됐다. 전자상거래법은 실질적인 계약 당사자인 소비자와 ‘판매사’(통신판매업자) 간의 책임 소재를 주로 규율하는데, 이를 중개한 플랫폼인 ‘통신판매중개업자’에 대한 것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가 계약한 날로부터 7영업일 내 재화 등 공급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재화 공급이 곤란하다는 점을 알았을 때는 사유를 알리는 한편 3영업일 이내에 환급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소비자는 또 계약일로부터 일주일 내 위약금 없이 청약 철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티몬·위메프를 통해 물건을 판 판매업자의 의무 사항이다. 만약 이런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이나 영업정지 등 제재를 받을 수 있으나, 티메프 같은 플랫폼이 제재 당사자가 되지는 않는다.

통신판매중개자의 고의·과실로 소비자에게 발생한 재산상 손해에 대해 ‘연대해 배상할 책임’을 명시해 두긴 했지만, 이는 중개자의 책임보단 중개를 의뢰한 통신판매의뢰자와의 공동 책임 의무에 방점을 두고 있다. 통신판매중개자가 이 법을 통해 엄격히 통제받는 지점은 ‘통신 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사업자 명칭·주소·전화번호 등을 고지’하지 않은 행위 정도다.

티몬(위)과 위메프가 각사 홈페이지에 '통신판매중개자로서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명시해 둔 모습. /홈페이지 캡처
티몬(위)과 위메프가 각사 홈페이지에 ‘통신판매중개자로서 통신판매의 당사자가 아니다’라고 명시해 둔 모습. /홈페이지 캡처

이에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통신판매업자와 달리, ‘통신판매중개업자’란 지위는 과거 ‘머지포인트’, ‘알리·테무’ 사태에서도, 이번 ‘티메프’ 사태에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됐다는 지적이 일었다. 사안별로 통신판매중개업자의 구체적인 유책 행위는 다르지만, 그때마다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책임이 과도하게 배제돼 있다는 비판이다.

2021년 ‘무제한 20% 할인’을 내세워 대규모로 판매됐다가 사용이 돌연 중단돼 큰 혼란을 초래했던 ‘머지포인트’(merge point) 사태 역시, 소비자들은 “판매처인 ‘티몬’ 등을 믿고 포인트를 구매했다”며 플랫폼의 책임을 물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당시 공정위도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책임을 명시하는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국회에서 막혀 불발되고 말았다.

공정위의 이번 움직임 역시, 매번 반복되는 ‘중개업자’의 책임 문제에 대해 현행 제도가 간과하고 있는 지점은 없는지를 따져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관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리해 있다. 오른쪽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뉴스1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지난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관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리해 있다. 오른쪽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뉴스1

◇ “환불 과정서 1·2차 PG사 책임 구체화” VS “법리적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공정위가 전향적으로 제도 개선을 강구하는 것은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1차 PG사’(은행·카드사)가 ‘2차 PG사’(통신판매중개업자)에 이미 대금을 넘긴 상태에서, 2차 PG사의 사고가 불거져 1차 PG사에 다시 ‘소비자 환불 대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선언하고 있는 상태”라며 “1차 PG사가 환불 책임의 덤터기를 쓰는 구조인데, 1·2차 PG사의 소비자에 대한 환불 책임 관계를 전상법에서도 명확하게 손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대규모유통업법의 개선 여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규모 유통업자는 ‘상품이 판매된 달 말일로부터 40~60일 이내’ 납품업자에게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만약 이 기간을 초과해 지급할 시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 하고, 위법 적발 시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통신판매중개업자는 이 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중개업자를 대규모유통업법의 대상으로 넣을지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법리적인 관점에서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있다. 소비자법학회 고문을 맡고 있는 서희석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와 ‘플랫폼’과의 관계는 현행법 체계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며 “하지만 이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아닌,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등 다른 법을 통해 규율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전자상거래법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와 판매사가 계약의 당사자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며 “판매자들이 소비자들의 요구를 들어준 뒤 추후 ‘구상권’이라고 일컬어지는 행위로서 궁극적으로 플랫폼에 책임을 물어야 할 문제로,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일차적으로 계약의 당사자인 여행사(판매사)가 플랫폼과의 관계에서 자기들이 정산을 받지 못하는 부분을 (환불 지연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네이버의 경우 일반 정산 시스템 외에, 거래 이력이 있는 판매자들에 대해서는 ‘빠른 정산’을 구축하는 등 플랫폼 자체의 정책으로 정산의 신뢰를 담보하고 있다”며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대응하기 보단, 다른 나라의 플랫폼과 비교해 우리나라 플랫폼에만 과도한 책임을 씌우는 게 아닌지 측면에서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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