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여행 필수 코스로 꼽히는 ‘바샤 커피(Bacha Coffee)’가 국내에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주력 매장) 1호점을 열었다. 바샤 커피는 커피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릴 정도로, 최고급 제품만 취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샤 커피의 국내 프랜차이즈 운영·유통권을 단독 확보한 곳은 롯데백화점이다. 내년 초까지 바샤 커피 3호점을 열 계획이다. 프리미엄 커피 수요에 발맞춰 온·오프라인 판로 확대뿐 아니라 차별화된 콘텐츠까지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바샤 커피 韓 상륙… 청담 1호점 개장
1일 롯데백화점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바샤 커피 국내 1호점을 열었다. 매장은 2개 층 380㎡(115평) 규모다. 1층은 원두·드립백 등의 상품을 판매하는 ‘부티크’ 공간으로 원하는 커피 추출 방식에 따라 원두 분쇄 정도도 고를 수 있다. 원두는 100g부터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다. 원두 중 가장 비싼 파라이소 골드는 100g당 300만원이다.
특히 커피를 매장 밖으로 가져갈 경우엔 따로 샹티크림(바닐라빈으로 맛을 낸 생크림)을 담은 패키지로 구성된다. 아이스커피를 시키면 유리빨대와 결정설탕 바가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 유리 빨대를 패키지에 함께 동봉해서 드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층은 커피를 구매해 마실 수 있는 공간인 ‘커피룸’이다. 이곳에서는 200여 종의 커피 메뉴가 마련돼 있다. 또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크루아상·파운드 케이크 등 디저트류와 브런치 세트, 메인 요리 등 매장에서 직접 만든 음식들이 판매된다. 커피 외에도 와인이나 무알코올 칵테일 등도 마실 수 있다.
해외 매장에서 파는 ‘고메 크루아상’, ‘모로칸 케프타 미트볼’, ‘마라케시 치킨 샐러드’ 등도 그대로 한국 매장에서 먹어볼 수 있다. 다만 ‘버터 전복 리조토’는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한정 메뉴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
가격대는 ‘커피계의 에르메스’라는 별명처럼 높은 편이다. 커피 한 잔에 13만원짜리 커피도 판매한다. 시그니처로 꼽히는 골드팟도 350㎖ 기준 1만6000원에서 가격이 시작한다. 커피 잔(약 80㎖) 3~4잔 정도 나온다. 때문에 처음엔 순수커피 한 잔을 마신 뒤 이후엔 커피룸에 비치된 샹티크림이나 바닐라빈, 결정설탕 등을 넣어 본인 취향에 맞춘 ‘DIY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매장 콘셉트는 커피전문점보단 호텔에 가깝다. 클래식 음악을 포함해 재즈, 오페라 등 음악이 흘러나오고 잔이 비면 주변에 대기하고 있던 서버가 골드팟에 담긴 커피를 따라준다. 계산도 고객이 계산대에서 직접 결제하지 않고, 식후 테이블에서 서버에게 결제를 맡기는 방식이다.
◇바샤 커피에 승부 건 롯데백화점
바샤 커피는 모로코 여행자 사이에서는 반드시 꼭 마셔야 하는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커피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전 세계 매장 기준 1호점은 모로코에 있다. 아시아, 중동, 유럽 등에서 공수한 200여 종의 100% 아라비카 원두를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바샤 커피의 로고에 새겨진 ‘1910′은 1910년 모로코 마라케시에 위치했던 궁전 ‘다르 엘 바샤(Dar el Bacha)’ 안의 커피룸에서 기원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시 커피룸은 정치·사회·문화계 인사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던 사교의 장이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으로 다르 엘 바샤가 문을 닫았고, 이후 박물관(뮤지엄)으로 복원됐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닌 바샤 커피에 관심을 보인 건 롯데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9월 바샤 커피의 국내 프랜차이즈 및 유통권 단독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4월 롯데백화점몰에 바샤 커피 전용 브랜드관도 열었다. 이를 진두지휘한 건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다. 정 대표는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은 바샤 커피를 B2C(개인 소비자 대상 거래)부터 B2B(기업 간 거래)까지 전방위로 확대할 계획이다. 단순히 백화점 내부 콘텐츠를 벗어나 수익까지 책임지는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동 본점에는 올해 안으로 바샤 커피 2호점을, 잠실점에는 내년 초쯤 바샤 커피 3호점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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