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직 인선 알아서”…韓 “걱정하지 않도록 할 것”
대통령실 “앞으로 너무 자주 만나 놀라지도 않을 것”
거대 야당 입법 폭주 속 당정 결속 안하면 공멸 공감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시간 3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가진 가운데 한때 극한으로 치달았던 ‘윤·한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당정 해빙무드’가 조성되는 모습이다. 대통령 탄핵 추진, 마구잡이식 특검법 남발을 비롯한 입법 폭주 등 거대 야당이 여권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상황에서 당정이 결속하지 않으면 공멸한다는 두터운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도 지난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현장 축사를 통해 극단적 여소야대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는 한배를 탄 운명공동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1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어제 오전 11시부터 12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배석 아래 면담을 진행했다”며 “두 분은 과거 법조 생활에 대해 말씀을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은 지난 24일 한 대표를 포함한 신임 지도부, 당대표 선거 낙선자들,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만찬 회동을 한지 6일 만에 이뤄졌다. 한 대표 측에서 먼저 제안해 성사된 이번 회동은 대통령실 참모진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파악하고 있었을 정도로 극비리에 진행됐다.
당초 두 사람은 각자 오찬 약속이 있어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누기로 했지만,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오찬 약속까지 미뤘다는 후문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당직 개편은 알아서 하시라. 당직 인선이 마무리되고 당 지도부가 정비되면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하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친윤(친윤석열)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거취가 당정 관계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여권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새 지도부 인선과 관련해 한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한 대표와 면담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당대표가 새로 왔으니 새로운 변화를 위해 당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에 대해서는 일괄 사퇴해 줬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 대표에게 “정치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당대표가 됐으니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서 한 대표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의 취약점을 (보완해 조직을) 강화해서 조직을 잘 이끌어나가기를 바란다” 등의 조언을 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애정 어린 조언”이라고 표현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 조언에 “대통령님이 걱정하지 않도록 잘 해내겠다”고 답변했다고 이 관계자가 전했다.
채 상병 특검법과 최근 대통령실이 설치에 착수한 제2부속실 등에 대한 언급은 이날 회동에선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앞으로 더 빈번하게 만날 것”이라며 “너무 자주 만나게 될 것이라서 놀라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당대표 선출된 직후 대통령에게 바로 전화하고, 24일 만찬 회동 땐 러브샷을 하고, 어제 또 만나지 않았느냐”며 “당정 관계가 정상 궤도에 오른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 때문에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운명 공동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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