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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가 필수과 의사 씨 마른다…”희생은 환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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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에 갇힌 병원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창밖을 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무산된 가운데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필수과 의사 ‘멸종’이 현실화하고 있다. 필수과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수가 개선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의 형사처벌 면책 법제화 등 정책적 뒷받침이 선결 과제라는 의견이 나온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기준 소아 기도폐쇄 수술이 가능한 소아이비인후과 전문의가 3명만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웅한 서울대병원 소아 흉부외과 교수는 “소아과 중에서도 특히 외과 수술 분야는 ‘인력 멸종’ 상황이다. 성인에 비해 난이도와 위험성이 높은데도 진료코드조차 없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청구수술료)삭감도 잦다”면서 “수술을 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필수과 기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바이탈’ 대표과인 흉부외과 역시 전공의가 정원 107명 중 12명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관계자는 “수술 등 진료가 당분간은 유지될 수 있으나 신입 전문의 투입 불가로 그 지속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전공의 12명으로는 연간 2만 건이 넘는 심장 수술과 폐암 수술을 완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간한 2022년 주요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다빈도 수술질환 20위’를 차지하는 수술의 90% 이상이 내·외과·산부인과 등 필수과 수술로 나타났다. 그러나 해외사례와 비교하면 수가 격차는 터무니 없이 크다. 실제 기도질환 관련 내시경검사를 했을 때 스위스에서는 2000만원, 한국은 30만원의 청구수술료가 지급된다.

저빈도·고난도·고위험의 중증희귀질환을 담당하는 분과일수록 환자들 상황은 심각하다. 김재학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회장은 “정부간담회, 언론보도, 기자회견 등 이미 수차례 호소했다. 이제는 어느 의견도 정답이 아닌 것 같다. 환자들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건 대한소아마취학회 회장은 “수술 현장에서 체감할 만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면서 “수가 개선과 함께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및 사망에 대한 형사처벌 면책을 법제화하는 등 정부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책임소재를 논할 때가 아니다. 당장의 생존 대책이 필요한 초응급상황”이라면서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시스템에 참여할 인력자체가 없다. 희생은 미래의 환자 몫이다”고 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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