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손지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가 최근 군 내부 기밀이 중국동포에게 유출된 사건을 거론하며 더불어민주당이 ‘간첩법 개정’을 막아 처벌할 수 없다며 공세에 나섰다. 이에 민주당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발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한 대표가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으로 궁지에 몰리자 ‘간첩법 역공세’를 펼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표는 전날(30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을 누가, 왜 막았냐”며 “최근 중국 국적 동포 등이 대한민국 정보요원 기밀 파일을 유출한 사건이 벌어졌지만 황당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간첩죄로 처벌 못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전날 우리 군 ‘블랙요원’의 신상정보를 중국 동포에게 유출한 혐의로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 군무원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해당 군무원은 블랙요원의 본명과 활동 국가를 비롯해 전체 부대 현황 등이 담긴 기밀들을 개인 노트북에 저장해 중국동포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지난 21대 국회 들어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 개정안은 4건 발의되었는데 그중 3건이 민주당이 냈었으나 정작 법안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제동을 걸어 무산됐다”고 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관련자인 중국동포까지 수사와 처벌대상이 될 수 있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처벌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한 대표의 페이스북 내용이 “명백한 거짓”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전날 오후 언론공지를 통해 “당시 민주당은 법무부와 법원행정처의 합의안 마련 및 이견 조율을 전제로 법안 심사에 임했던 것으로 해당 법 개정을 반대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 대표의 사실 왜곡에 유감을 표하며 관련 기사 작성에 적극 반영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전날 밤 페이스북을 통해 재반박했다. 그는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간첩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법사위 제1소위에서 3차례나 논의되었지만 처리되지 못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신중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법안 처리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공세와 반박, 재반박이 이어진 가운데 김민석 민주당 의원도 31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표의 공세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절 법원행정처가 강력하게 반대해서 여야 의원들이 공히 법보완을 주문했던 정황이 국회속기록에 다 나와 있다”며 “책임이 있다면 본인이 더 크고, 그리 통과시키고 싶었다면 본인이 장관 시절 노력했어야 할 일”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책임론 공세에 나설 것이 아니라 특검법을 수용하라고 일침했다. 그는 “대표가 된 후 김건희 특검, 채해병 특검에 대해 국민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워 생긴 궁지를 간첩법 역 공세로 치고 나가면서 ‘나 참 잘하지?’하고 혼자 으쓱하며 미소지을지 모르겠다”며 “채해병 특검,김건희 특검 수용부터 선언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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