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박동원 논설위원]
‘정치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란 질문을 받는다. 이해의 조정과 조절, 다수결의 결정, 총칼 안든 전쟁 등등 다양한 정의를 하는데 결국 ‘해결’이라는 한 단어로 귀결된다.
내게 정치의 정의를 물으면 ‘해결하는 일’이라 답한다. 갈등을 해결하고, 이해충돌을 해결하고, 민생을 해결하고, 국가 간 문제도 해결하는 것이 정치다.
정치는 흡사 삼국지의 일기토와 같다. 세력의 대표선수가 나서 일전을 벌여 희생을 줄이며 승부를 보는 것. 다만 칼과 창을 놓고 논쟁과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정치다. 정치하는 이유는 파국을 막고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총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게 가장 손쉽지만 너무 큰 손실과 리스크로 인해 공멸에 이른다.
왜 보수의 정체성, 진보의 정체성을 지키지 않느냐고 한다.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고 정치에 대한 무지의 발로다. 국가는 생존공동체다. 생존을 위해 나라를 만들고 각자 가진 것을 나누어 나라를 유지한다.
한 나라 안에는 다양한 생각과 이해, 정체성을 가진 개인과 세력이 존재한다. 이 정체성이 서로 융화되어 공존의 지혜를 발휘하는 게 정치고 통치다.
서로 다른 정체성이 각자의 이해와 생각을 관철하려 한다면 국가는 유지될 수 없다. 조금도 양보 않고 정체성을 고집하면 내전은 불가피해진다. 정체성의 양극단이 자기 생각과 이해를 조금씩 내려놓고 공동체의 안녕과 지속성을 위해 타협하는 게 바로 정치다. 정치인은 이념적 정체성을 가지되 열려있어야 된다. 그래야 협상이 가능하다.
유연해야 타협이 가능하고 창의적이어야 대안이 가능하다. 정치인이 양보할 수 없는 건 국가공동체의 미래를 해칠 때다. 포퓰리즘과 잇속으로 지속성이 파괴될 땐 굳건하게 싸워야 된다. 다만 이마저도 정치적이어야 된다. 상대가 설득이 안 될 때 대중을 설득해 지지를 높여 관철하는 것이다. 말과 명분으로 대중을 설득해내는 능력이 정치인의 실력이다.
대중의 이해와 인기에 영합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대중을 설득하지 못하고 무대뽀로 밀어붙이는 것도 매우 위험한 정치다. 굳건한 정체성으로 이념을 관철하는 건 운동이지 정치가 아니다. 극단적 진영화로 인해 정치가가 아닌 운동가를 요구한다. 정청래, 최민희, 양문석 같이 여전히 운동적 사고를 못 버리고 어거지와 막말을 일삼는 이들로는 미래가 없다.
정체성을 갖되 문제 해결을 위한 중도적 타협이 정치다. 코인팔이 유튜버들은 돈벌이를 위해 정체성을 강조한다. 정치에 대한 이해 없이 코인팔이들의 선동에 현혹되어 정치에 정체성을 요구하게 되면 정치는 병든다. 이들의 요구에 정치가 호응하면 나라의 미래는 없다. 보수든 진보든 시민이 깨어있지 않으면 정치를 바로 세울 수가 없다.
#운동권정치인, #정청래, #최민희, #양문석, #삼국지일기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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