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늦어졌단 지적에 ‘무거운 책임감’
티메프 ‘626억원’ 소비자 환불 대기 중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30일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사태와 관련해 “제도적 미비에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정산 주기를 길게 설정한 현행 제도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다는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한 위원장은 “정산 주기와 관련해서 당사자 간 계약을 통해 정하도록 명시하는 자율 규제 내용을 추진했다”며 “정산대금 유용 문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의 플랫폼 갑을 분야 자율규제 기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에 대해선 “자율규제 전체를 가지고 말씀드릴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제도 개선을 충실히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위메프는 지난 8일 첫 정산 지연 사례가 알려지자 정산시스템 오류로 일부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다른 계열사인 티몬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단순 오류가 아닌 그룹 전체의 정산 지연 문제로 확산했다.
한기정 위원장은 정산 지연 오류라는 위메프의 주장을 공정위가 그대로 믿어 현장 점검이 늦어졌다는 지적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관련) 제출 자료에 따르면 약 626억원이 환불 대기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티몬의 무기한 정산 지연 선언 후 소비자 피해 사례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정산 지연 금액은 지난 25일 기준 2134억원으로 추산되나 다가오는 거래분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며 “소비자원 상담창구에도 소비자들의 여행상품 관련 환불 상담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5일 금융감독원과 합동 조사반을 구성해 (티몬·위메프에 대한) 긴급 현장점검을 진행했다”며 “소비자원과 협조를 통해 피해 소비자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금융권에 협조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관계 부처와 협력해 소비자 및 판매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비자원에 소비자 피해 대책반 및 대응팀을 구성해 내달 1일부터 여행·숙박 항공권 집단 분쟁조정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며 “전자지급결제대행(PG)에 적극 협조를 요청해 환불 처리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기업 지원을 위해 정책금융기관에서 최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경영 안정 자금을 지원하고, 3000억원 이상 규모의 신용보증 기금 및 기업은행 협약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기업 대상으로 기존 대출 보증에 대해 최대 1년 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부연했다.
한 위원장은 “공정위와 금감원의 합동 점검반을 지속 운영해 위법 사항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필요 시 수사 의뢰를 추진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마련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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