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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조영훈(가명) 씨는 4년 전 캐나다 이민을 위해 8개월가량 토론토에서 거주하다 영주권 취득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현지 식당에서 일했던 조 씨는 “저임금에 초과근무까지 근무 환경이 열악했던 데다 영주권을 얻더라도 삶이 나아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고 말했다.
조 씨가 겪은 차별과 빈곤은 캐나다 신규 이민자와 임시 거주자가 겪는 이민정책의 그림자다. 캐나다는 다양한 인종과 계층이 조화를 이루는 ‘모자이크 사회’로 알려져 있지만 내부에는 이민자와 주류 캐나다인 사이의 경제적·정서적 갈등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여론조사 업체 레저가 지난해 캐나다 이민자 15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민자 가구의 42%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세대를 거쳐도 경제적 차별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대의 루파 바네르지 교수는 아시아계 이민 2세가 주류 캐나다인보다 대학 학위 소지자 비율이 높았지만 소득은 더 낮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부모의 인맥에 따른 추천 채용 등이 주된 이유”라며 “이민자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주류 캐나다인들도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엔바이로닉인스티튜트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캐나다인의 가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응답이 48%를 차지해 ‘받아들인다(45%)’를 웃돌았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당면한 딜레마다. 인구 증가분의 3분의 2를 이민자들이 채우고 있지만 이민자가 늘수록 사회 갈등이 깊어지는 탓이다. 캐나다 정부가 향후 7년간 9860만 달러를 투입하는 이민자 사회 격차 해소 프로젝트를 출범시킨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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