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2024년 세법개정안’에 대한 국회의 적극적 협조를 당부했다. 이번 세법개정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물론 궁극적으로 민생 안정에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이 이번 세법개정에 대해 ‘부자 감세’라고 연일 날을 세우면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역동적 성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는 정부와 국회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민생과 경제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고 평가받도록 꼼꼼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주시기 바란다”고도 말했다.
정부는 지난 25일 ‘2024 세법개정안’을 발표하고 총 191개의 세제개편 대책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는 ‘주주환원 촉진세제 신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는 물론 ‘상속·증여세 부담 적정화’ 등이 담겼다.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조세체계를 합리화해 역동적인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세법개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기대는 분명하다.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경제 역동성을 높이고 이를 토대로 민생 경제 안정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기업의 투자가 늘어야 일자리가 늘고 경제에 온기가 돈다”며 “자본시장이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기업에 투자한 국민들이 기업의 성장에 따라 늘어난 수익을 더 많이 누릴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기업과 국민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야당 ‘부자 감세’ 반발 속 세법개정 ‘암운’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해 국회가 적극적으로 세법개정에 나서줄 것을 요구한 윤 대통령과는 달리 국회 논의 과정에서 먹구름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정부의 이번 세법개정이 궁극적으로 ‘부자 감세’라는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91개 세제 개편 방안 중 168개가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은 논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특히 상속세 및 증여세 완화에 야당이 극구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지점이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며 현행 30억 초과 시 50%인 상속·증여세 최고세율을 10억 초과 시 40%로 낮추고 최저세율 10%의 과세표준 구간을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상향하기로 했다. 상속세 자녀 공제 금액도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까지로 늘렸다. 경제 성장과 시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해 중산층에게까지 부담이 전가되는 상황을 끊어내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하지만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통계를 보니 연간 상속이 발생하는 건수가 35만명 정도 되는데, 상속세를 납부하는 분은 한 2만여 명, 5~6% 정도”라며 “그 상속세의 90% 이상은 과표 30억 초과 상속자 한 2,400여명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이번 감세 조치의 대부분이 상속세 완화로 발생하는 것이라면 그야말로 초부자 감세가 맞다”고 했다.
이른바 ‘밸류업 세제 지원’으로 불리는 주주환원 촉진세제 신설에 대해서도 야당은 탐탁지 않아 한다. 주주환원 촉진세제는 직전 3년 평균 주주환원 증가금액이 5%를 초과한 기업을 대상으로 초과한 증가분의 5%를 법인세에서 감면해 주겠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야당은 이러한 지원이 실질적 효과는 없이 오히려 대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 의장은 앞서 라디오에서 “배당해서 대주주가 배당소득을 가져가고 법인세도 감세해 주고 이런 이중혜택이 어디있나”라며 “그야말로 재벌 대기업에게 혜택을 몰아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를 추진 계획을 밝히며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에 맞불을 놨다. 윤석열 정부의 세재 개편이 ‘친기업 정책’이라고 보고 있는 만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우선시하겠다는 것이다. 진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없는 대주주 특혜 몰아주기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후진적 지배구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년 7월 30일, 오전 10시 00분
장소 : 용산 대통령실 청사 2층 국무회의장
<모두발언>
국무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대표 선수단이 연일 승전보를 전해오고 있습니다. 전훈영, 남수현, 임시현 선수의 양궁 여자 단체전 올림픽 10연패라는 그 위업에 이어서 어제 밤 남자 양궁 단체전에서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 선수가 올림픽 3연패를 달성했습니다.
‘대한민국 1등이 세계 1등’이라는 양궁 최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쾌거입니다. 사격에서는 10대 돌풍이 일어났습니다. 열아홉 살 오예진 선수의 금메달에 이어, 열일곱 살 고교생 반효진 선수가 우리 올림픽 출전 사상 100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펜싱의 오상욱 선수는 부상과 슬럼프를 딛고 일어서서 아시아 선수 최초의 펜싱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수영의 김우민 선수, 사격의 박하준, 금지현, 김예지 선수, 유도의 허미미 선수도 멋진 경기를 펼쳐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우리 대표 선수들이 각자의 종목에서 분전하면서, 태극마크를 빛내고 있습니다. 대회 3일 만에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5개를 이미 달성했고, 이제 더 높은 고지를 향해 뛰고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새벽까지 응원하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보태주고 계십니다. 143명의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과 코치진 여러분, 그리고 현지에서 선수들을 열심히 돕고 있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쪼록 우리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바라고, 저도 ‘팀 코리아’를 힘껏 응원하겠습니다.
지난 7월 17일에는 체코에서 또 다른 ‘팀 코리아’의 낭보가 전해졌습니다. 체코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우리나라가 최종 선정된 것입니다. 1천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강력한 교두보가 마련됐습니다. ‘팀 코리아’가 되어 함께 뛰어주신 기업인과 원전 분야 종사자 여러분, 그리고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내년 초 최종 계약이 잘 마무리되도록, 남은 협상에도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수주에서 우리는 탈원전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을 극복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습니다. 우리 원전 산업이 정권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고, 흔들림 없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고 중요합니다. ‘원전산업지원특별법’을 제정하고 원전 생태계 복원과 수출지원 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추진해서, 앞으로 제3, 제4의 수주가 이어지도록 다 함께 노력합시다.
지난주 저는 체코 피알라 총리와 통화하며, 이번 원전 사업을 계기로 해서 경제와 산업 전반에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체코에 대통령 특사를 파견해 장관급 핫라인을 개설하고, 계약 협상을 측면 지원할 정부 실무협의체도 구축했습니다. 빠른 시일 안에 제가 직접 체코를 방문해서, 성공적인 원전 사업과 심도 있는 양국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입니다. 각 부처는 경제와 외교뿐만 아니라 교육, 과학, 국방, 문화를 총망라하여, 체코와의 협력과제 발굴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민간이 주도하는 시장경제 기조를 일관되게 추진해 왔습니다. 세일즈 외교로 우리 기업들이 마음껏 전 세계에서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넓히고,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왔습니다. 법인세율 인하, 투자세액공제 확대와 같이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한 세제 개편에도 힘써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경제가 이제 눈에 띄게 활력을 되찾고 있습니다.
작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이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한 데 이어, 상반기 한일 수출 격차가 역대 최저인 35억 달러까지 기록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올해 수출이 일본을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입니다. 우리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기반으로, 경쟁국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출 성장세를 보인 결과입니다. 이러한 수출의 활력이 더 크게 살아나고 내수 시장으로 온기가 골고루 퍼지도록, 더욱 힘을 쏟아야 합니다.
지난주 발표한 ‘2024년 세법개정안’은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고, 민생 안정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기업의 투자가 늘어야 일자리가 늘고, 경제에 온기가 돕니다. 국가 전략 기술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연장하고, 투자를 늘린 기업에 대해 법인세 감면 혜택도 확대할 것입니다. 우리 자본시장은 1,400만 개인투자자와 그 가족들까지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자본시장이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기업에 투자한 국민들이 기업의 성장에 따라 늘어난 수익을 더 많이 누릴 수 있게 됩니다.
기업과 국민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이 이 자본시장을 통해 더 넓어지고 기회의 사다리도 더 늘어날 것입니다. 또한,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배당을 비롯한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유도하는 세제 인센티브도 도입하겠습니다. 경제 성장과 시대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채, 25년 동안 유지되고 있는 상속세의 세율과 면제범위를 조정하고, 자녀공제액도 기존 5천만 원에서 5억 원으로 대폭 확대하여 중산층 가정의 부담을 덜어드릴 것입니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고용 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세제를 개편해야 합니다. 우리 경제의 역동적 성장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는 정부와 국회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민생과 경제를 위한 길이 무엇인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고 평가받도록, 꼼꼼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국무회의에는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설치 규정’ 제정안이 상정됩니다. AI는 반도체를 비롯해서 산업 전반에 막대한 전후방 효과를 주는 디지털 시대의 핵심 기술입니다. 기술 선점을 위한 각국의 주도권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면서, AI 기술 경쟁은 디지털 패권을 좌우할 국가 총력전이 되었습니다. 새로 설치되는 ‘국가인공지능위원회’가 우리의 범국가적 혁신 역량을 결집하는 구심점이 되어야 합니다. 민관이 함께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미래 전략을 논의할 수 있도록 내실 있게 준비해주기 바랍니다.
아울러, 오늘 회의에는 「전략사령부령안」이 상정됩니다. 전략사령부는 우리 군의 최첨단 전력을 통합운용하여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을 억제, 대응하는 합동부대로, 올해 후반기 창설을 앞두고 있습니다. 창설되는 전략사령부는 한미 일체형 확장억제의 주역으로,고도화된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오늘 「전략사령부령안」 의결을 계기로 해서 더욱 속도감 있게 부대 창설을 추진하기 바랍니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재충전하는 소중한 시간이면서, 무엇보다 지역 경제의 활기가 살아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전국의 각 지역은 방문객을 맞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지자체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지역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와 콘텐츠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국 34개 시군구에서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발급해서 숙박, 쇼핑, 관람 등 다양한 분야의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자영업자들도 착한 가격과 넉넉한 서비스로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무위원 여러분부터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써주시고, 각 부처 공직자들이 이번 휴가철을 맞아 이에 앞장설 수 있도록 독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지역과 내수를 살리는 데 더욱 관심을 기울여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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