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간 전면전이 발생하면 첫 해에만 4조 달러(약 5535조원)에 달하는 세계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수많은 인명피해와 함께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3.9% 감소하고,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마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남한과 북한의 전면전 가능성이 ‘매우 낮은 확률’이라고 평가하면서도 ‘0’은 아니라고 봤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대만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협정이 새로운 위험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발발하면 첫 해 세계 경제에는 4조달러, 즉 전 세계 GDP의 3.9%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규모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 충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대만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주요 반도체 생산국으로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GDP 규모를 넘어선다”고 짚었다.
한국 수도권 인근 지역은 한국 반도체 생산의 81%, 전체 제조업 생산량의 34%를 차지한다. 한국이 전 세계 공장에서 쓰이는 전자 부품의 4%, 메모리 반도체의 약 40%를 생산하기 때문에 한국 전자제품 수출이 중단되면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고 봤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전 세계 D램의 41%와 낸드 메모리의 33%를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의 애플, 퀄컴, 독일의 도이체텔레콤, 중국의 샤오미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쟁 시 미국과 중국이 각각 남한과 북한을 지지할 것라면서 “양대 세계 경제 강대국 간 무역에 새로운 장애물이 발생하고 세계 시장이 폭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로 인해 세계 주요국의 GDP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37.5%, 중국은 5%, 미국은 2.3% 감소하고, 해상 교란에 취약한 동남아시아, 일본, 대만이 타격을 입어 전 세계적으로 보면 GDP의 3.9%가 증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블룸버그는 남북 전면전 가능성이 북한의 체제 붕괴 가능성보다도 낮다고 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불안정성이 더욱 커지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확률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블룸버그는 전쟁만이 한반도 위기는 아니라며, 북한의 정권이 붕괴될 경우에도 한국에 영향이 갈 것이라고 봤다.
매체는 김정은 정권이 붕괴될 경우 한중미가 즉각 나서 북핵을 확보에 나설 것이라며, 한미연합군과 북중연합군이 대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한국은 GDP의 2.5%에 달하는 타격을 입고, 중국, 미국 및 세계 GDP는 각각 0.5%, 0.4%, 0.5% 감소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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