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시장의 ‘두께 전쟁’에 선두업체인 삼성이 뛰어든다. 경쟁의 무대는 후발 폴더블폰 신제품이 쏟아지는 중국이다. 삼성은 그간 갤럭시Z 신제품을 바탕으로 중국용 초고가형 라인업을 선보였는데, 올해는 하드웨어의 핵심 스펙까지 손을 대면서 ‘더 얇은 폴더블폰’ 경쟁에 나선다. 1% 아래로 추락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갤럭시의 입지를 넓히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29일 중국 IT(정보기술) 매체 기즈모차이나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내수용 ‘W25’ 폴더블 스마트폰의 UI(사용자환경) 테스트를 개시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연말 공개할 갤럭시Z 시리즈의 초고가형 ‘중국 맞춤’ 제품을 위한 것인데, 이를 통해 삼성이 ‘갤럭시Z 폴드6 슬림’을 선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중국 차이나텔레콤과 함께 초고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브랜드 ‘심계천하(心系天下)’를 출시해 왔다. 그해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바탕으로 디자인과 일부 기능을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맞춤제작)’한 모델이다. 2019년 하반기 갤럭시 폴드가 출시된 이후로는 심계천하 라인업도 폴더블폰으로 구성했으며, 갤럭시Z5 시리즈 기반의 지난해 제품 모델명은 ‘W24’였다.
다만 올해는 단순히 디자인 변화 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삼성이 선보일 ‘슬림 폴더블폰’의 시범적 모델이 심계천하의 신제품으로 구현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노태문 삼성전자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사장)도 이달 초 언팩에서 슬림 폴더블폰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에 특화된 스페셜 에디션 폴더블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바(Bar) 형태 스마트폰을 접은 만큼 두꺼워지는 것은 폴더블폰의 숙명이지만, 그간 얇은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는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이에 폴더블폰 제조사들은 저마다 더 얇은 제품의 제작에 주력해 왔다. 갤럭시Z폴드6의 두께는 12.1㎜ 수준이며, 아너의 매직 V3(9.2~9.3㎜)와 샤오미 믹스 폴드4(9.47㎜) 등 중국에서는 더 얇은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IT 팁스터 등은 갤럭시Z 폴드6 슬림의 두께를 약 11㎜로 예측했다. 사실이라면 10㎜ 이내의 중국 제품보다는 여전히 두껍다. 다만 폴더블폰 기술력은 두께뿐만 아니라 내구성과 발열, 온디바이스AI(인공지능)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여전히 삼성이 중국폰 대비 우위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삼성이 심계천하 제품을 출시하면서 처음으로 하드웨어의 스펙까지 바꾼 것은 그만큼 중국 폴더블폰 제조사들의 기술력 도전을 의식해서로 풀이된다.
IT팁스터 아이스 유니버스는 전날 X(옛 트위터)에 갤럭시Z 폴드6 슬림이 중국과 한국, 단 2개국에서 판매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 폴더블폰에 대한 소비자의 수용도가 가장 높은 곳이 한국과 중국으로, 이곳에서 시범적으로 시장의 반응을 관찰한 뒤 내년 이후로 ‘슬림’ 폴더블폰 고도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출시 시기는 그간 중국 심계천하 브랜드의 공개 시기를 고려하면 올해 10~11월쯤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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