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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체제’가 들어선 국민의힘에서 정점식 정책위의장 유임·교체 여부를 두고 계파 간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가까운 시일 내에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앞서 ‘새판 짜기’에 들어간 한동훈 당대표도 지난 26일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하 의원을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29일에는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에 서범수 의원을 지명했다. 이는 한 대표가 안정적으로 당을 운영하기 위한 조건으로, 정책위의장 자리 또한 가능한 친한계로 채우려 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다만, 임명된 지 두 달밖에 안 된 정책위의장 교체 시 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이 거세진다는 점에서 조심스레 교체작업을 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30일 본지와 통화에서 “유임하면 계파 갈등도 촉발되지 않고 좋긴 한데, 당 대표가 바뀌면 지도부도 바뀌어온 터라 당내에선 아마도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정책위의장에 대한 인사권은 당대표 고유 권한이므로 친윤계도 이를 적극적으로 부정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의원들도 이날 정책위의장 교체에 힘을 실었다. 7·23전당대회에서 한 대표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했던 박정훈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책위의장은 당과 정부의 정책적인 문제를 조율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핵심적인 고리”라며 “그 고리를 바꾸지 않고는 당을 혁신하거나 당정 관계를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위의장은 당대표가 임명하기 때문에 전례를 봐도 (당대표 선출 뒤) 정책위의장이 물러나지 않은 경우는 없다”며 정 의장의 자신사퇴가 맞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정책위의장까지 바뀌지 않는다면 당대표는 당내 정책과 의원들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정책위의장을 안 바꾸고는 당 대표가 정책 주도권을 쥘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을 맡은 박정하 의원도 같은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정책위의장이 고생하고 희생하는 자리인데 왜 이것 갖고 연연해야 하는가, 최고위원회 의결권과 관련된 무언가 결정적인 헤게모니를 쥐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라며 “대통령과 대표 사이 소통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건전한 당정관계가 수립되면 되는데 굳이 누군가가 중간에 의결권을 가지고 어떻게 역할을 해야 된다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맑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당내 친한계 의원들은 모두 정 의장의 교체를 원하고 있다. 다만, 임명된 지 두 달밖에 안 된 정책위의장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친윤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한 대표의 장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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