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은 지구에서 기록된 가장 더운 날이었다.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각국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세우고 있는 가운데 그 영향이 미국인의 식료품 구매에까지 미치고 있다. 미국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더워진 날씨에 에어컨을 틀면서 늘어난 전기세를 감당하기 위해 식료품 구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29일(현지 시각) 포천은 에너지비교플랫폼인 파워세터가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응답자의 75%가 여름 전기세가 늘어나 재정적 부담을 느낀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파워세터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페이긴은 “극심한 더위로 인해 에너지 소비가 증가했다”며 “문제는 공공서비스 제공업체가 인플레이션에 맞춰 가격을 인상했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는 증가하는 요금을 감당할 수 없어 전기 사용을 줄이고 있지만, 그래도 지난해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급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 텍사스·오클라호마·아칸소·루이지애나를 포함한 미국에서 가장 더운 주에 거주하는 가정은 6~9월 평균 858달러(약 119만원)를 전기료로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웨스트버지니아·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조지아·플로리다·델라웨어·메릴랜드·워싱턴 DC는 723달러(약 100만원)를 지불할 것으로 예측된다. 평균 급여의 16%~2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미국인들은 증가하는 공공 서비스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식료품 예산을 삭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외식 및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다. 거기다 약 20%는 여름휴가를 취소했고, 약 50%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예산을 줄였다고 답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에 따르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에너지 요금은 지난 10년 동안 약 30% 상승했다. 미국의 일반적인 월 에너지 사용량을 기준으로 미국인은 전기 요금에만 월 151달러(약 21만원) 이상을 지출한다.
에너지 비용이 증가하는 가장 원인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꼽힌다. 포천은 “더운 날씨에는 집을 식히기 위해 더 많은 전기를, 추울 때는 집을 데우기 위해 더 많은 가스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여기다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것도 문제다. 전기 수요는 소비자와 산업 부문 모두에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전기 서비스 제공업체는 이를 지원할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에너지 요금을 올리고 있다.
포천은 “식료품 구매를 줄여서 전기세를 내는 것 외에도 간단한 요령이 있다”며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구와 가전제품으로 전환하고, 옷과 접시를 자연 건조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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