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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스케이트장 유치 7개 시·군 경쟁’…“공항근접성, 광역교통거점 여부에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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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열린 제12회 김포한강마라톤에서 인라인 꿈나무들이 주행로를 함께 달리며 국제스케이트장 김포 유치를 응원하고 있다.ⓒ 김포시 제공

서울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의 철거가 다가오면서 새로운 국제스케이트장을 유치하기 위한 전국 각 지자체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30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전은 지난 2009년 조선 문정왕후의 묘 태릉(泰陵)과 명종과 인순왕후의 묘 강릉(康陵)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시작됐다.

이를 대체할 국제스케이트장 건립에는 약 2000억 원이 투입된다. 건립비용은 모두 국비로 진행된다.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에는 춘천, 원주, 철원을 비롯해 인천 서구, 경기 김포, 양주, 동두천 등 모두 국내 7개 시·군이 뛰어들었다.

대한체육회는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신청 7개 시·군에 이르면 9월 중으로 대체 부지에 대한 현장 실사를 진행한 뒤 제안 발표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파리올림픽이 끝난 뒤에 현장실사 세부내용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약 2000억원을 들여 부지면적 5만㎡ 이상, 건축 연면적 3만㎡ 이상으로 400m규모 스케이트장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는 공항 접근성, 광역교통 거점 여부, 경제성,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 화두로 꼽힌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위해 건립된 강릉스피드스케이트장이 그 예다.

1264억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했지만, 올림픽 이후 정기 가동이 중단된 데다, 운영비는 매년 8억원 가까이 투입된다. 적자 운영을 막기 위해선 인구 유동성이 고려돼야 한다는 게 빙상계의 중론이다.

국제대회를 개최하거나, 대관 사업을 실시할 수 있는 입지여야 하고,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접근해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런 장점을 내세우고 있는 곳은 김포시와 양주시,인천 서구가 꼽힌다. 이들 지자체는 각기 다른 맥락에서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포시는 국내 선수 훈련 뿐 아니라 전국과 해외에서 접근하기 좋은 교통과 지리적 위치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7곳의 후보지 중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등 두 개의 공항이 가장 가까운 도시라는 것이다.

신규 국제스케이트장의 핵심 요건이 ‘접근성’이라는 대국민 여론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포시는 전 국민 접근 용이, 해외선수 동선, 선수 훈련 동선을 포괄하는 최적의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

김포시가 더욱 돋보이는 부분은 ‘대한민국 빙상 꿈나무 육성’을 외치는 유일한 도시라는 점이다.

새로운 국제스케이트장이 한국 빙상 및 동계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꿈나무 육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포시는 지난 10일 대한민국 빙상 스포츠를 이끌어갈 유망주 선수들과의 정담을 갖고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 등 전·현직 선수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김포시는 두 개의 공항과 인접하면서도 서울5호선과 GTX 광역철도망이 예정된 교통요충지로, 국내외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과 관람객들에게 최적의 편의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특·장점을 갖추고 있다.

또 김포는 서울과 가까워 태릉스케이트장 기능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동계스포츠 발전에 필요한 풍부한 수도권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국민과 세계인, 선수들에게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김포는 국내 빙상스포츠를 도약시킬 새로운 국제스케이트장의 최적지”라며 “최첨단 시설을 갖춘 넓은 부지의 국제스케이트장을 만들어 빙상선수들의 연습과 대회를 적극 지원, 새로운 도약의 전환점을 맞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양주시는 국제스케이트장 건립의 최적의 조건과 스케이트장을 이용하는 국가대표선수 등 엘리트체육인과 생활체육 동호인에게 최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시는 신청 부지로 국제스케이트장 예정부지로 광사동 나리농원 일대를 제안했으며 이 부지는 편리한 교통과 서울과 공항에 가까운 접근성, 기반시설 확보 등이 장점으로 꼽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해 9월 국제스케이트장 유치추진위원회 발대식과 결의대회가 열린 이후 13만명의 시민이 서명에 동참하고 매주 권역 및 동별로 유치 캠페인을 벌이는 등 유치 열망이 매우 뜨거운 상황이다.. 빙상의 도시인 의정부시도 공동 연대에 가세했다.

나리농원은 매년 천일홍 꽃 축제가 열리는 농업진흥구역(생산녹지지역)으로 부지가 넓어 시민 정원으로 활용돼왔다. 이곳은 시가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매입한 시유지로 서울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고 배후에 고읍·옥정·회천 신도시가 있어 최적의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시는 공모 신청 대상 부지로 확정한 이유로 부지 확장성(선수숙소·주차장·체육시설), 광역교통망(3번 국도대체우회도로·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전철 7호선·GTX-C노선 연장), 고읍지구 기반시설 완료(상수도·전기·통신·도시가스), 의료·공공시설 확충(병원·소방서) 등을 들고 있다.

도시기반시설은 물론 도로와 진입로가 이미 확보돼 있어 개발 비용이 별도로 소요되지 않아 즉시 착공이 가능하다는 게 최대의 장점이다.

인천 서구는 청라동 1-1002 일원 청라국제도시 6블록을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부지로 제안했다. 국제스케이트장 유치 예정 부지는 청라국제도시 안에 있으며, 자동차 20분 이내에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으로 연결된다.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연장선과 GTX-D·E 노선과 인접해 있고, 수도권 제1·2순환고속도로·경인고속도로 진입도 가까워 대중교통이 사통팔달이다.

서구는 복합 체육시설을 추가로 건설해 동계·하계스포츠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사계절 스포츠 콤플렉스로 만드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스케이트장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송도 액화천연가스(LNG)기지에서 발생하는 냉열을 활용할 수 있어 운영비 절감과 탄소 발생 억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스케이트장 인근에는 로봇랜드와 스타필드 청라&돔구장, 영상문화복합단지, 하나금융그룹 본사, 청라아산병원 등의 사업이 예정돼 있어 복합레저스포츠타운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강범석 구청장은 “서구는 전국 특별·광역시 기초자치구 가운데 서울 송파구(65만3447명)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62만9925명)가 많은, 성장 잠재력이 가장 큰 도시“라며 “63만 서구민과 300만 인천시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K빙상의 새로운 100년을 인천에서 세우겠다”고 말했다.

동두천시는 공사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미군 반환 공여지 8만 9000㎡를 후보지로 제안했다.

춘천시는 1969년부터 3년 연속 전국 동계체육대회를 개최하는 등 과거 대한민국 빙상의 뿌리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송암스포츠 내 경기장 부지를 내세워 수도권 근접성이 높다고 홍보하고 있다.

원주시는 판부면 서곡리 옛 제1109 야전공병단의 미활용 부지에 짓는다는 계획이다. 철원군은 동송읍 오지리 일원 군부대 유휴지를 스케이트장 부지로 택했다. 춘천시는 송암동 137번지 일대 부지를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을 이전할 때 ‘광역 교통거점 여부’가 최우선 입지 조건이 돼야 한다는 국민인식이 가장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6월 3~5일 ‘새로운 국제스케이트장 입지 조건에 대한 국민인식’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전국 유무선 전화 RDD, 응답률 3.3%)를 했다.

결과에 따르면 ‘새로운 국제스케이트장을 위한 입지 조건 중 최우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28.4%가 ‘광역 교통거점 여부’라고 답해 오차 범위 안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국제공항과의 근접성이 26.2%로 나타났으며, 태릉선수촌과의 근접성(25.0%), 주변 관광지와의 조화(20.4%) 순으로 집계됐다.

‘새로운 국제스케이트장 건립을 계기로 한국 빙상 및 동계스포츠 발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항목에는 ‘새로운 무대에서의 폭넓은 선수층 육성’이 43.9%로 오차 범위 안에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이어 꿈나무 육성과 기회 제공(42.6%), 세계적 빙상대회 개최(13.5%)순으로 나타났다.

김포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신규 국제스케이트장에 국비 2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대한민국 빙상계의 경쟁력을 높일 기회가 돼야 한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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