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2대 주주인 정수장학회의 김삼천 이사장이 지난 25일 돌연 사임했다. 그는 2013년 3월 최필립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선출돼 11년 넘게 장학회를 이끌었다.
정수장학회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김 이사장의 사임 이유에 대해 “건강상의 문제”라고 답했다. 후임 이사장 선임 계획에 대해선 “아직 없다”고 했다.
정수장학회는 주식회사형 공기업인 MBC의 지분 30%를 가진 2대 주주다. 나머지 70%는 방송문화진흥회가 갖고 있다. ‘박정희-육영수’ 이름을 따서 만든 정수장학회는 과거 5·16 장학회로 불리기도 했는데, 실질적 주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이기도 하다.
정수장학회 지분은 ‘MBC 민영화’가 논의될 때마다 거론돼 왔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2012년 MBC 기획홍보본부장을 맡았을 당시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만나 정수장학회 지분 매각 방식과 활용방안을 논의해 ‘MBC 민영화 밀실 추진’ 논란이 불거졌다. 한겨레 보도로 회동이 알려진 뒤 실제 민영화가 추진되진 않았다.
앞서 2017년 1월 JTBC는 김삼천 이사장이 당시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을 찾아가 MBC 지분 매각 관련 도움을 요청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김재경 의원은 JTBC에 “작년 여름 김삼천 이사장이 찾아와 MBC 지분 매각 등과 관련해 도움을 청했다”며 “김 이사장이 MBC에서 주는 돈이 너무 적어 MBC 지분이라도 팔아서 그 수익금으로 장학금 규모를 늘리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김삼천 이사장은 장학금 수혜자들의 모임 상청회 회장 출신으로 영남대를 졸업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십년간 이사장을 지낸 한국문화재단에서 감사로 활동한 바 있다. 최필립 전 이사장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의전비서관과 공보비서관 출신이었다. 때문에 차기 정수장학회 이사장 또한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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