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두고… 출구 없는 여야 극한대치
野 “이진숙 탄핵” vs 與 “최민희 윤리위 제소”
국회, ‘승자없는 정쟁’ 되풀이에 MBC 전 경영진도 성명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공방이 청문회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청문회를 이례적으로 3일 (24~26일)간 실시하며 난타전을 벌였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현·노종면·이정헌·황정아 의원은 27일 이 후보자가 사장으로 재직했던 대전MBC를 찾았다. 이후 이 후보자의 대전MBC 사장 시절 법인카드 유용 관련 의혹에 더해 무단결근·해외여행 정황도 드러났다며 공세의 고삐를 좼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위력에 의한 갑질’이라고 깎아내렸다. 국민의힘은 “법인카드 주요 사용 내역을 전부 제출했음에도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보려는 야당의 집요함에 기가 찬다”며 “차라리 방통위를 해체하고 공영방송을 민주당 산하에 두는 법안을 당론 채택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비꼬았다.
특히 국민의힘은 29일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해야하는 청문회 자리가 명예훼손과 인신공격성 발언만 가득한 정치 폭력 경연장으로 전락했다”며 최민희 과방위장에 대해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방침을 밝혔다.
이재명은 무법카드, 이진숙은 법인카드냐. (김용태 의원)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법인카드 사용이 잘못이라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잘못”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 상정과 관련해 오전 8시 32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한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이 후보자 공방에 대해 “검찰이 김혜경 여사에 대해 법인카드 의혹도 구형했다”라며 “민주당 의원들은 왜 여기에 대해선 아무 말 안 하는 거냐. 이 전 대표의 카드는 무법 카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재명 전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씨는 지난 2021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 인사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이 전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면서 제20대 대선 당내 경선에 출마한 2021년 8월 서울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인사 3명과 수행원 등에게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경기도 법인카드로 제공(기부행위)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 전 대표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2018~2021년까지 당시 경기도 전 별정직 공무원인 배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로 소고기나 초밥 등 자신의 음식값을 지불하는 데 관여한 혐의(업무상 배임 등)로 조사도 받고 있다. 해당 의혹은 경기도 비서실 별정직 7급 공무원 출신 조명현씨가 2022년 1월 김씨가 배씨를 시켜 초밥, 샌드위치, 과일 등 사적 물품을 관사나 자택으로 사 오게 하고, 이를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했다고 권익위에 공익 신고를 하면서 제기됐다.
조씨는 지난해 8월 이 전 대표에 대해서 “법인카드 유용을 지시 또는 묵인했다”며 권익위에 추가로 공익 신고한 바 있다.
이진숙의 뇌 구조에 문제 있다고 한 최민희, 입 구조에 문제 있나.(MBC 제3노조 성명)
MBC 제3노동조합은 청문회가 끝난 직후 성명을 내고 “최민희 국회 과방위 위원장은 이진숙 후보자에 대해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정잡배들이 내뱉으면 어울릴 법한 표현”이라며 “만약 교양 없는 누군가가 최 위원장에게 ‘입 구조에 문제가 있어 그런 말을 한다’고 한다면 얼마나 근거 없고 무례한 언사이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최민희 위원장은 청문회 기간 중 이 후보자에게 “사내에서 일어난 일에 정치 보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후보자의 뇌 구조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 MBC가 2012년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한 기자를 해고한 것에 대해 이 후보자가 “정치 보복”이라고 평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에 이 후보자가 “제 뇌 구조에 대해 말한 부분과 관련해 사과를 원한다”고 항의하자 최 위원장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고 반박하며 발언을 제지하기도 했다.
이진숙 법카, 문재인 정부 적폐 감사때도 문제없어. (MBC 전직 계열사 및 지역사 경영진 성명)
MBC 전직 계열사 및 지역사 경영진 12명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진숙 후보자의 (대전MBC 사장 재직 시절)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부당한 추궁과 모욕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법인카드는 회사 경영을 위해서 사용한다. 특히 방송은 영업활동뿐만 아니라 사회 변화와 추이,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경험, 대인 접촉을 통한 정보의 취득 등 방송 경영 전반에 걸친 이유로 사용된다”며 “이번에 국회가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조사하기 훨씬 이전인 문재인 정부 시절의 MBC에서 ‘적폐’인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이미 낱낱이 조사됐고, 거기에서 어떠한 부정 사용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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