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을 비트코인 수도로 만들겠다”
해리스도 가상자산 업체 접촉…反노선 틀어
미국 대통령 선거(11월5일)가 9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가상자산이 캐스팅보트로 부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스로 ‘가상자산 대통령’으로 칭하는 한편, 그동안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유력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을 붙잡기 위해 움직이는 모양새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국가 전략 자산으로의 비트코인을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는 해당 콘퍼런스에 불참했지만 최근 가상자산 업체에 접촉하며 가상자산 이슈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울 준비를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비트코인을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하는 사기라고 비난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선거 후원금 옵션에 가상자산을 추가하겠다고 하는 등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해당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트코인은 현재 세계 탑급 자산으로 성장했다. 대통령 당선 시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지정하고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가상자산과 비트코인 기술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국과 다른 나라가 장악할 것이고, 중국이 가상자산을 장악하게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 시가 총액은 은을 넘어 금의 가치도 넘어설 것”이라며 “가상자산 억압에 대해 멈추고 취임 첫날 게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고 비트코인 및 가상자산 자문 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신시아 루미스 미국 와이오밍 주 상원의원 신시아 루미스도 같은 날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의 국가 전략 자산화를 언급했는데, 이는 말뿐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이미 관련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여러 금고에 비트코인을 분산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비트코인을 국가적으로 보유한다면 미국은 부채 없는 국가가 될 것이라며 5년에 걸쳐 100만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법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민주당은 가상자산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특히 겐슬러 SEC위원장은 가상자산을 규제해야 한다며 적대성 발언을 줄곧 이어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목, 아직 해리스 부통령은 가상자산에 대해 찬반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비트코인 콘퍼런스를 주최한 비트코인매거진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연사 초청했지만 무산됐다. 이에 데이비드 베일리 비트코인매거진 최고경영자(CEO)는 ” 해리스 미국 부통령 비트코인 콘퍼런스 연사 초청이 무산됐다. 놀랄 일은 아니다”라며 “개발자를 억압하고 가상자산 산업을 해외로 내몰고 PoW(작업증명, 비트코인이 대표적)를 공격하는 그가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제 모든 시선이 트럼프에게 향하고 있다”고 포스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자산 산업에서 입지를 굳건히 하자 민주당 측에서도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가상자산 업체에 연락해 수일 내로 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외신이 밝혔다. 여기에는 주요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스테이블코인 발행회사인 서클, 가상자산 ‘리플’의 발행사인 리플랩스가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민주당 측이 가상자산 유권자의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겐슬러 SEC위원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목소리 내고 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의 공동 설립자 타일러 윙클보스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은 게리 겐슬러 SEC위원장을 즉시 해고하고, 가상자산 기업들에게 SEC가 내리고 있는 모든 집행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 가상자산 유권자들의 지지를 되찾을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이자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존 디튼도 X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의 가상자산 입장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줄 행동은 게리 겐슬러 SEC위원장을 해임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겐슬러 SEC위원장은 파산한 FTX를 포함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은 피해를 입혔다. 겐슬러는 FTX 설립자 샘 뱅크먼 프리드(SBF)와 여러 차례 만났으며, 겐슬러는 관련 정보를 공개하길 거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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