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가까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많은 선수를 잃어 2024 파리올림픽에 역대 최소 규모의 선수단을 보냈다.
상대국인 러시아는 출전을 못하게 되자 파리올림픽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현지에서 중계 방송을 않기로 했다. 일부 선수가 참여하기는 했으나 ‘중립선수’ 자격으로 출전해 러시아 국기를 부착하지 못했다.
26일(현지 시각) AP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번 올림픽에 총 26개 종목, 140명의 선수단을 꾸렸다. 역대 최소 인원이다. 이 가운데 육상 선수가 25명으로 가장 많고, 배드민턴은 1명이다.
장기간 이어진 전쟁으로 인해 선수 일부가 집을 잃고 고국을 떠나거나 전쟁으로 사망했다. 또한 일부는 훈련 시설이 파괴돼 열악한 환경에서 연습을 이어가는 등 어렵게 선수단이 꾸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과 러시아의 전면적인 테러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이 게임을 준비하고 참여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큰 성과”라며, 이번 참가가 자국민들의 일상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러시아 선수들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과거부터 이어진 도핑 위반 문제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출전 자체를 금지당했다.
IOC는 러시아가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당한 이유 없는 침공을 감행했으며, 과거 수십 개의 올림픽 메달이 도핑 규정 위반으로 소급 박탈당했다는 것을 문제로 들어 러시아 선수들의 이번 올림픽 출전 자격을 정지하는 한편, 선수들에 처벌이 돌아가는 것은 차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개별 ‘중립 선수'(AIN)로 참여는 열어 뒀다. 러시아 편에 선 벨라루스의 선수에게도 같은 조치가 내려졌다.
또한 러시아 언론사들이 파리 현지에서 취재를 거부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프랑스 정부가 러시아 관영 통신 리아로보스티 소속 기자들을 ‘위험 인물’로 지정하고 이들의 올림픽 취재를 거부했으며, 개막식을 취재한 타스통신 기자 4명도 IOC에 의해 취재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에 러시아는 언론을 통해 파리올림픽에 대한 사건 사고 중심의 보도를 쏟아내고, 공개적으로 날선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7일 타스 통신에 “개인적으로 개회식 관련 영상 자료를 봤다”면서 “완전히 역겨운 순간들이 있었다. 우리 시청자가 그것을 보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성소수자(LGBT) 색채를 띤 ‘최후의 만찬’ 패러디 공연을 비꼬는 발언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형편없는 쇼였던 파리 올림픽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으며,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개회식은 우스꽝스러웠다. ”2014년 러시아에서 열린 소치 동계올림픽 때 소치의 유기견들을 문제 삼았던 서방 언론이 파리에서는 거리에 넘쳐나는 쥐 떼엔 미소를 지었다”고 말했다.
또한 TV를 통한 중계를 하지 않기로 하고, 파리 올림픽에 출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선수들에게 현금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보이콧’을 이어가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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