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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이 참석한 회의에서 “러북 협력은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러북 군사협력 등을 통해 한반도·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회의에는 한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 회원국과 일본·중국·미국·호주·뉴질랜드·인도 등 대표단이 참석했다. 조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도 약식 회동을 하고 러북 군사협력 강화 등에 대한 우리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강하게 반발하며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특히 라브로프 장관은 한미 핵 공동지침이 역내 추가 불안을 부른다고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난하며 “러시아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 않았으며 북러 조약도 방어적이지 공세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고 외교부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북한 특유의 표현으로 미국을 비판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 문제에 특별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에 대해서도 공개 비판을 자제하고 완곡한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라오스에서 26일부터 열린 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는 27일 막을 내렸다. 다만 조만간 채택될 ARF 의장 성명에는 러시아와 북한의 반대로 러북 군사협력을 직접 겨냥한 문구가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번 회의에 북한에서는 리영철 주라오스 대사가 참석했다. 조 장관은 26일 밤 의장국 주최 만찬에서 리 대사에게 다가가 팔을 잡으며 인사를 건넸지만 리 대사는 외면했다. 조 장관은 28일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하라고 말하러 갔는데 악수조차 안 됐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평양에서 남측 인사들에게 대응하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온 듯하다”고 추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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