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애플의 아이폰15·신규 OLED 아이패드 출시 효과로 수익성이 올라갔다. 다만, 애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업구조는 매출 성장의 한계로 지적받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당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며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LG이노텍은 2분기 매출액 4조5553억원, 영업이익 1517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16.6%, 726.2% 증가한 수치다.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두드러졌다.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은 전체 매출 가운데 80% 이상을 차지하며 높은 애플 의존도를 보였다. 중국 내 아이폰 판매 증가가 이같은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은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 부진을 겪자 올해 초 할인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 시리즈가 중국 내 프로모션으로 출하량과 판매량이 양호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수기임에도 카메라 모듈의 출하량 증가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축소되며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매출 6조7082억원, 영업손실 937억원을 기록했지만, 전기(4694억원) 및 전년 동기(8815억원) 대비 적자를 큰 폭으로 줄였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최대 고객인 애플과 교류가 늘면서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애플이 출시한 아이패드 2종(11인치 및 13인치)엔 OLED가 탑재됐는데, LG디스플레이가 상당수 물량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제품별 매출 비중도 IT 44%, TV 24%, 모바일 23%로 IT 분야가 가장 높게 나왔다.
하반기도 아이폰16 시리즈 출시가 예정돼 신작 효과가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6 시리즈 4개 모델 가운데 2개에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해 아이폰15 효과로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LG이노텍 역시 대표 수혜 기업으로, 기존에 아이폰 프로맥스에만 적용됐던 폴디드줌이 아이폰16에서 프로 모델까지 확대 적용되며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하는 등 애플 효과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다만, 두 회사가 고객을 다변화하지 못하고, 애플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LG이노텍의 경우 아이폰 판매 성적에 따라 실적이 좌우돼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애플향 OLED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와 양분하고 있어 전략적인 방향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해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사업 노하우를 전장 사업으로 확장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최근 CEO 직속 사업 전담조직인 LiDAR사업담당을 신설하기도 했다.
박지환 LG이노텍 CFO는 “디지털 제조공정 혁신과 생산운영 효율화를 지속 추진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고부가 제품 중심 사업을 강화해 수익 기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도 차량 디스플레이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차량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OLED와 LTPS LCD 등 차별화된 제품을 보유하고 있고,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차 전반에서 수주활동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매출 측면에서 전년 대비 10% 중반의 매출 성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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