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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점령지인 골란고원에 로켓이 떨어져 최소 12명이 숨진 가운데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측의 미온적 태도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8일(현지 시간) 레바논의 차브리하, 보르즈 엘 크말리, 베카, 킬라, 랍 엘탈라틴, 키암, 타이르 하르파 등에서 무기 저장고 등 헤즈볼라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전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시리아 접경지대 골란고원에 있는 마즈달 샴스의 축구장을 타격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다. 해당 공격으로 어린이와 청소년 등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방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귀국 일정을 앞당기면서 X(옛 트위터)에 “이번 공격에 대해 헤즈볼라는 지금껏 치른 적이 없었던 무거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오후 안보 내각 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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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시리아 영토였던 골란고원은 1967년 6월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통제해 온 지역이다. 이스라엘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상태다. 마즈달 샴스에는 이슬람 시아파 분파인 드루즈파를 믿는 시리아계 주민과 이스라엘 정착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중동 전문가인 다니엘 소벨만은 이와 관련해 “이번 로켓 공격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9개월간 전투 중 가장 심각한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교전은 어느 한 쪽도 통제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헤즈볼라를 지원해온 이란도 이스라엘에 경고의 메시지를 알려 확전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무지한 행동은 전쟁의 범위와 역내 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어리석은 모험에 대한 예기치 못한 결과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자지구 휴전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군사 조직 수뇌부를 제거하고 작전기지를 파괴한다는 명분으로 인도주의 구역을 잇따라 공습하고 있다. 휴전 협상 전날인 이날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피란민들이 거주하는 학교를 공습해 최소 30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
또 이스라엘은 최근 휴전 협상에서 추가 조건을 잇따라 내걸면서 협상의 타결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네탸나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더 유리한 조건에서 협상할 수 있다고 판단해 시간을 끌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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