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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6명이 자연재해 상황에서도 정시 출근한다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자연재해 상황 출근 경험’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1.4%가 ‘정부가 재택 근무·출퇴근 시간 조정 등을 권고한 상황에서도 정시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응답자 15.9%는 ‘자연재해 상황에서 지각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했거나 목격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직장갑질119는 “정부 권고가 나온 상황에서도 정시 출퇴근을 요구받는 직장인들은 개인 휴식 시간과 안전을 포기하고 평소보다 일찍 출근 준비를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자연재해 상황에서 무급 휴가를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다. 보육교사 A씨는 지난해 8월 태풍으로 휴원 명령이 떨어지자 ‘나오는 애들이 없으니 개인 연차를 차감하고 하루 쉬라’는 지시를 받았다. 서류 업무를 위해 출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지시는 그대로였다.
체육시설에서 일하는 B씨 또한 고용주가 ‘비·눈으로 인한 휴게시간은 근로 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근로계약서 조항을 악용해 비 오는 날마다 출근하지 못했다고 했다. B씨는 “장마 기간 임금이 대폭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직장갑질119는 문제 원인으로 현행 근로기준법상 공무원이 아닌 노동자에게 천재지변·자연재해 상황과 관련한 별도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자연재해 상황에 따른 정부의 권고에도 출퇴근 시간 조정·유급 휴가 여부 등은 전적으로 개별사업장 내규나 고용주 재량에 달릴 수밖에 없다.
직장갑질119는 기후 유급휴가 제도 신설 등 기후재난 상황에서의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조주희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기후 변화로 매해 폭염·폭우 등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가 심해지고 있으나 대다수 노동자는 위태로운 출근을 계속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변화하는 환경에서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실질적인 제도와 법령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1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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