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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북이 군사동맹에 준하는 수준으로 밀착하는 행보 속 정부가 이를 규탄하는 메시지를 냈다. 러·북은 한국과 미국의 ‘핵 운용지침’을 거론하며 역내 갈등을 부추긴다고 맞받았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북러 군사협력 등을 통해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고 한반도·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앞에서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하며 러·북 군사협력을 규탄했다. EAS 외교장관회의엔 아세안 10개국과 일본·중국·미국·호주·뉴질랜드·인도 등 대표단이 참석했다.
조 장관은 회원국들 대표단을 향해 “비핵화만이 북한의 유일한 선택지라는 단호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EAS 회원국들이 분명하게 발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북한의 핵 개발 자금원 차단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회의가 끝나고도 라브로프 장관과 따로 만나 최근 러·북 군사협력 강화를 우려하고 한국의 안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에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과 협력하는 데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과의 조약이 방어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소통도 없고 아무것도 없이 상황을 관리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상황 관리를 위해 러시아측과 직접 마주하는 것도 회담의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과 대화한 것은 올해 초 취임 이후 처음으로 취임 후 따로 상견례 통화도 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이어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러·북 군사협력을 거론하며 이를 비판했다. ARF는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이 참석하는 역내 장관급 다자안보협의체로 북한이 유일하게 참여하는 다자회의다. 북한에선 최선희 외무상이 주로 참석해왔지만 이번 회의엔 리영철 주라오스대사가 대표로 참석했다.
정부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리 대사는 회의에서 미국을 처음부터 끝까지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고, 러시아 라브로프 장관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북이 미국을 향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으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인다고 비판하자 조 장관은 “북한의 핵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한·미간 확장억제 강화 노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당하지 않은 비판”이라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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