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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준감위 3년째 지휘…이찬위 위원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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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는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이하 준감위)이다.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이자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도 겸하고 있다.

2022년 2월 출범한 준감위 2기 위원장에 선임됐고, 2024년 2월부터 준감위 3기도 연임해 맡았다. 3기 준감위 임기는 2026년 2월까지다.

삼성 준법위는 이재용 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2020년 2월 출범했다. 삼성의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조직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7개 주요 계열사가 협약사로 참여하며 준감위의 감시를 받는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022년 1월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022년 1월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2022년 준감위 2기 위원장 선임…중도적 인사 평가

이찬희 위원장은 1965년 충남 천안 출생이다. 용문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법과대학 법학연구과정과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AMP, 연세대 법무대학원, 서울대 경영대학 GLA과정 등을 수료했다.

사법고시 40회 출신으로 제50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제94대 서울 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했다. ▲연세대 법무 대학원 특임교수 ▲민주평통 통일법제분과위원회 위원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자문위원회 위원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고문변호사 등을 맡았다.

준감위 위원장 선임 당시 법조계에선 이 위원장에 대해 진보와 보수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중도적 인사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 위원장은 대한변협 회장 시절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나는 중도의 대표적 인물이다. 내가 간혹 진보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진짜 아니다’ 싶어서 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023년 8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임시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023년 8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준법감시위원회 임시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삼성 지배구조 개선에 꾸준한 목소리…명쾌한 해법 못 찾았단 지적도

이찬희 위원장은 준감위 선임 초부터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꾸준히 목소리를 낸 인물이다.

그는 2022년 1월 26일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삼성이 국내를 넘어 최고의 기업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면 지배구조 개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은 거시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고, 구체적인 방식은 외부 전문가의 조언과 내부 구성원의 의견을 경청해 합리적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배구조 개선은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까지 모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2기에서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위원장은 2023년 6월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감위 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질문에 “성적표 매기듯이 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신중히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삼성이 오락가락하면 안 된다. 큰 목표를 가지고 하나하나씩 지금 준비해 나가고 있다”며 “형식적인 것보다는 내실을 기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너무 조급하게 평가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며 “이건(지배구조는) 중요한 문제고 한 번 정했다가 뒤집으면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 8월 29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022 연간 보고서’ 발간사에서도 “삼성의 수직적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아직 명쾌한 해법을 찾아내지 못했다”며 “수직적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준법감시위원회와 회사 모두 다양한 모델을 연구 검토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이미 삼성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를 대부분 관계사에서 실천하고 있다”며 “사외이사를 비롯한 이사회 권한 강화, 50%가 넘는 여성 사외이사 비율 등 수평적 지배구조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4년 1월 23일 준감위 2기 마지막 정례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선 “(삼성의) 컨트롤타워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계속 이뤄질 것”이라며 “3기 위원회는 2기에서 못 했던 부분까지 좀 더 진일보하는 위원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7월 22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이문화 사장, 한승환 위원, 윤성혜 위원,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홍은주 위원, 최윤호 삼성SDI 사장, 이찬희 위원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원숙연 위원,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김우진 위원,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권익환 위원, 황성우 삼성SDS사장. / 삼성 준감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7월 22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와 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이문화 사장, 한승환 위원, 윤성혜 위원,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홍은주 위원, 최윤호 삼성SDI 사장, 이찬희 위원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원숙연 위원,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김우진 위원,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권익환 위원, 황성우 삼성SDS사장. / 삼성 준감위

이재용 회장 사면론에 찬성 소신 밝혀…‘부적절 발언’ 평가도

이 위원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가 2021년 8월 가석방된 이재용 회장을 특별사면 해야 한다는 재계의 요청에 적극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2022년 6월 3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준법위·삼성 관계사 최고경영진 간담회 참석에 앞서 이 부회장 사면 관련 질의에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최고경영진이 재판 때문에 제대로 경영을 할 수 없다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이라며 “국민의 뜻에 따라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제단체와 달리 이 위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준감위도 이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평소 위원장의 소신을 말한 것이며, 준감위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 한경협 복귀에는 ‘정경유착 재발’ 우려 목소리

한국경제인협회(前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를 결정한 삼성의 행보에는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위원장은 2023년 8월 18일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마친 뒤 “만약 가입했을 경우 전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과 회계의 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철저한 검토를 거친 뒤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정말 완전히 단절할 수 있는가가 가장 큰 논의의 대상이었다”며 “전경련의 인적 구성과 운영에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된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2023년 8월 22일에는 “전경련이 정경유착의 고리였다는 과거의 폐해를 극복하고 경제인들의 대표 단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삼성을 통해 철저한 준법 감시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경협 회비 납부 문제에 대해선 결론을 내지 않고 후속 논의를 예고한 상태다. 이 위원장은 2024년 7월 22일 준감위 정례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되었는지에 대해 위원들의 근본적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회비 납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전경련에서 한경협으로 변한 이유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고 한 취지였는데, 지금 상황이 인적 구성이나 물적 구성에 있어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겼는지에 대해 근본적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는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2024년 2월 20일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3기 준감위 첫 정례회의에 출석하며 개인 의견을 전제로 “(이재용 회장이)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의미에서 등기이사로 빠른 시일 내, 적정한 시점에 복귀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이는 경영적 판단의 문제이고 주주나 회사 관계자, 이해 관계자 여러분의 의견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준감위에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노사 문제엔 ‘원칙론’

이 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사 문제에 대해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24년 4월 22일 준감위 정례회의 참석에 앞서 삼성전자 노조가 단체행동에 나선 데 대해 “회사가 발전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어떤 경우에서든 인권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가 상당히 위기상황이기 때문에 소통과 화합으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년 7월 22일에는 삼성 7개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 전후로 “노사 문제는 삼성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며 “(노사 문제 해법과 관련해) 원칙론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하고 준감위가 건의할 내용을 충분히 전했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IT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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