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직접 전달했다. 조 장관이 라브로프 장관과 대화한 것은 올해 초 취임 이후 처음이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라브로프 장관과 약식 회동했다.
두 사람은 이날 연달아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사이에 만나 한반도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하고 계속해서 대화하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특히 조 장관은 최근 북러 군사협력 강화 등에 대한 한국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반응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러시아 입장을 거듭 확인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외신보도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ARF 계기 기자회견에서 조 장관 측이 회담을 요청했다며 “그가 아마 할 말이 있어서 회의를 요청했을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쪽에서는 한국이 점점 더 깊이 (미국에) 끌려 들어 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우리의 평가를 공개적으로 전달할 것”이라며 “이는 다른 무엇보다도 북한을 고립시키고 벌을 주려는 목적을 가진 미국의 한반도 책략 탓”이라고 강조했다.
또 회견에서 한국과 미국의 미국 핵 자산 관련 공동 계획에 우려한다고도 언급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ARF 회의에 예상대로 리영철 주라오스대사가 참석했다. 북한이 유일하게 참가하는 역내 장관급 다자안보협의체인 ARF에 외무상 대신 대사급을 보낸 건 2019년부터 6년째다.
이날 회담장에선 리 대사가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대화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리 대사는 회의장 입장 전 북러 협력, 최선희 외무상 불참, 오물풍선 살포 등에 대한 한국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행사장 경호원이 취재진을 몸으로 밀어내는 등 다른 인사와 달리 강하게 저지하기도 했다.
리 대사는 전날 의장국 주최 갈라만찬 때 조 장관의 인사를 거부한 이유를 묻는 말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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