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 ‘수성’의 표면 아래 16km 두께의 ‘다이아몬드’ 층이 숨이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항공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벨기에 루벤가톨릭 대학 연구팀은 수성 맨틀이 다이아몬드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하 ‘나사’)의 수성 탐사선 ‘메신저'(MESSENGER)호가 과거 수집한 자료를 통해 수성의 맨틀 성분을 연구했다. 메신저호는 지난 2004년 8월 발사된 최초의 수성탐사선으로, 지난 2015년 임무를 마쳤다.
태양계 행성 중 가장 어두운 빛을 띄는 수성은 흑연 성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지표면 아래 맨틀이 흑연 기반의 그래핀으로 예상했는데, 압력 등을 분석한 결과 탄소의 다른 동소체인 다이아몬드로 추측된다고 새롭게 밝혔다.
연구팀은 수성 맨틀에서 발견되는 물질과 비슷한 ‘합성 규산염’에 새롭게 추정한 수성 내부의 압력(7기가파스칼 이상)을 가했다. 압력을 가하자 온도는 섭씨 2177도까지 치솟았고, 컴퓨터 모델링으로 확인해 다이아몬드 맨틀 형성 과정에 대한 단서를 얻었다.
연구팀은 다이아몬드 맨틀이 두 가지 과정을 통해 형성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첫 번째는 마그마 바다의 결정화다. 다만 이 경우에는 핵과 맨틀의 경계면에서 매우 얇은 다이아몬드층만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올리비에 나뮈르 연구원은 전했다.
두 번째는 수성의 금속 핵 결정화다. 약 45억년 전 수성이 형성됐을 당시, 수성의 핵은 완전히 액체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핵이 금속으로 결정화되고, 액체 핵에 남아있는 탄소가 더 이상 용해할 수 없게 되면서 다이아몬드가 형성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이아몬드는 밀도가 높은 광물이지만 금속만큼은 높지 않다. 금속으로 결정화되면서 남은 탄소가 핵 바깥쪽으로 밀려나가 다이아몬드층을 형성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약 1km 두께로 시작한 다이아몬드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두꺼워져 현재는 16km에 달할 것으로 추측된다.
공동 저자인 베이징 고압 과학 기술 첨단 연구센터의 얀하오 린은 “수년 전, 수성의 극도로 높은 탄소 함량이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번 연구는 비슷한 크기와 구성을 가진 다른 지구형 행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일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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