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협의 결과를 공유했다.
27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양국 장관이 사도광산에 대한 지금까지의 협의결과를 공유하고 확인했다”면서도 구체 내용은 외교 관례라는 사유를 들어 밝히지 않았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사도광산 사안을 다뤘다는 내용은 양 장관의 모두발언과 한일 양국 보도자료에 담기지 않았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46차 회의에서 한국을 포함한 21개 회원국의 컨센서스(전원 동의)로 결정된다.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한국의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등재는 확실시 된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노역했던 현장이다. 일본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신청하면서 유산 대상 기간을 17세기 에도(江戶)시대(1603~1868년)로만 한정해 ‘꼼수’ 등재 논란이 일었다.
한편 한일 양국 장관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고 양국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내놓을 예정이다.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에는 지난달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준비 태스크포스(TF)가 발족했고 일본도 비슷한 조직을 조만간 발족할 예정이라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일본 외무성도 회담 이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양국 외교장관이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한일 협력이 더욱 견고하고 폭넓게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
두 장관은 북한의 복합도발과 최근 북러 밀착에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의 거듭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을 허용해서는 안되며 비핵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메시지 발신을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양국의 외교장관이 지속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상호 신뢰를 토대로 각종 외교 현안을 심도 있게 수시로 편하게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평화와 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 지금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함께 협력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우리는 그 시점에서 매우 소중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일한 간 협력을 양국 국민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게 더욱 굳건하고 폭넓은 것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외교 당국 간에서도 긴밀히 공조하면서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역사의 전환점에 놓인 가운데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을 유지·강화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며 “산적한 과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일한 공조는 더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두 장관은 양국간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면서, 안보, 경제, 산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이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양 장관은 “양국 관심 사항 등을 논의하고 여러 기회를 통해 의사소통하기로 했다”며 “국제사회가 역사적 전환점에 있는 상황에서 여러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일한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두 장관은 지난 2월 브라질에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열린 양자 회담에서 만난 뒤로 약 5개월 만에 재회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