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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장악 카르텔 추적 언론사 협업 프로젝트 의미 있다

미디어오늘 조회수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5기 독자권익위위원회(독권위)가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미디어오늘 회의실에서 7차 회의를 열었다. 김봄빛나래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김세현 경희대 미디어학과 학생, 이해수 고려대BK21 미디어학교육연구단 연구교수, 미디어오늘에선 정철운 편집국장, 정민경 기자가 참석했다. 6차 회의까지 함께 했던 신호철 독자위원은 개인 일정 등으로 독권위에서 하차했다. 

이해수 : 지난 24일부터 진행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관련 기사가 주요 지면을 채우고 있다. 충분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도 하지만 MBC 재직 시절에 노조를 탄압했던 행정들과 법인 카드 부정 사용, 횡령이나 배임의 문제보다는 언행에 대해서만 이목이 집중되는 느낌이 있다. 일반 독자가 접했을 때는 청문회가 공방전으로만 다가오는 느낌이 들어서 청문회 내용을 리포트하는 것을 넘어 다른 보도의 프레임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 본 금준경 기자의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이진숙, 이동관 답변 똑같이 ‘복붙’> 기사가 인상적이었다. 두 인물이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가 동어 반복이라는 지적인데 이 후보자가 얼마나 현안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무지하고 추상적인 답변을 내놓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증표였고, 결국에는 이동관의 언론 장악 연대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다만 이런 반복되는 답변 등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미디어오늘의 논점이 제시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연장 선상에서 이 후보자의 공익과 공정의 자격을 묻고 검증하기 위해서 미디어오늘이 시작한 언론장악 공동취재단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5개의 언론들이 공동 취재를 통해 언론 장악의 카르텔을 추적하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데 언론장악에 대한 역사나 구조적인 문제를 입체적으로 파헤칠 수 있는 아주 좋은 시도라고 생각이 든다. 기사가 축적이 되면 공동 기사라는 결과를 넘어서 이런 협업 과정이 어떤 논의를 통해서 이루어졌는지, 결과물에 대한 내용도 기사로 만나보고 싶다. 

김세현 : 5개의 매체들이 모여서 공동 취재하는 협업이 좀처럼 없었던 것 같아서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배너 등 독자들이 따로 찾지 않으면 찾아보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다. 단톡방 성희롱 등의 사안에서도 이런 언론사 협업 프로젝트가 있었으면 좋았겠다.

▲7월3일자 미디어오늘 기사. 
▲7월3일자 미디어오늘 기사. 
▲7월24일자 미디어오늘 기사.
▲7월24일자 미디어오늘 기사.

김봄빛나래 : 7월에 가장 유효했고 필요했던, 미디어오늘이 비평지로서 해야했던 역할로 성공적이었던 두가지 기사가 단톡방 성희롱 사건 보도와 언론장악 카르텔 추적 ‘진실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만약 미디어오늘이 보도하지 않았더라면 서울신문, 이데일리, 뉴스핌 기자들이 기자협회에서 영구 제명까지 이루어지는 사회적 반향이 일어났을 수 있었을까 싶다. 과거 사례들을 봤을 때는 다시 유야무야 묻힐 가능성이 높았는데 이렇게까지 문제제기를 하고 다른 기자들의 목소리까지 실어서 심각한 사회 문제라는 것을 화두를 던진 것 같다.

언론장악 카르텔 추적 진실 프로젝트의 경우 협업을 통해서 여러 언론이 언론 장악 문제를 밝혀내겠다고 뜻을 모은 것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했다. 이 문제를 다루면서 언론들이 서로 경쟁해서 단독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수 있는데 서로 협업을 하며 문제를 알리자고 한 것 자체가 유의미한 시도인 것 같다.

한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UBC울산방송 아나운서 정규직 판결 불복에 대한 기사 <정규직 판결에도 여전히 빼앗긴 아나운서 마이크>를 인상깊게 봤다. 사실 이 문제가 굉장히 지난하게 끌어오고 있는 문제다. 다른 곳에서는 다루지 않는 미디어 노동자 문제를 짚어주는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KBS 차량 기사 관련 문제를 다룬 <오디오맨부터 면접관리까지 KBS 차량기사 “지난 10년 인정받고 싶다”> 기사 등 방송사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지고 귀기울여서 쓰는 것 같다.

방심위의 홈쇼핑 중징계 급감 내용을 다룬 기사도 단순히 사실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봐야 할지 시각을 넣어서 잘 해설해 준 기사라고 판단한다. 

▲왼쪽부터 김세현, 김봄빛나래, 이해수 독자위원. ⓒ미디어오늘 
▲왼쪽부터 김세현, 김봄빛나래, 이해수 독자위원. ⓒ미디어오늘 

김세현 : 주변에서 청문회를 보면서 예전에 MBC가 어떤 사태를 겪었는지 이제야 알았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많이 있었다. 단톡방 성희롱 보도와 관련해서는 단톡방을 재연한 듯한 이미지가 자극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김봄빛나래 :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격 사진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미국 언론을 보면 다양한 사진을 썼는데 한국 언론의 경우 AP통신의 에번 부치가 찍은 사진을 모두 1면으로 썼다. 이 사진을 보면 성조기 아래에서 피격 후 하늘을 향해서 주먹으로 쥐고 있는, 어쩌면 미국 대선에 영향을 크게 끼치는 선전 효과가 있는 사진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디어오늘에서 미국 언론과 달리 한국 언론은 모두 1면에 해당 사진을 썼던 것에 대해 짚을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다른 하나는 1458호에서 2면 하단에 ‘바로 잡습니다’를 냈다. 사설 에서 바로잡을 부분을 낸 건데 미디어비평지다 보니까 조금 더 세심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정보도문을 쓸 때 잘못된 부분을 알리는 것과 함께 취재 경위나 게이트 키핑의 문제 등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바로 잡습니다’도 하나의 독자와의 소통 창구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이해수 : 이진숙 후보자가 문화예술계를 좌파 우파로 갈라쳤던 전력 때문에 다시금 블랙리스트 문제가 수면 위에 올라오고 있다.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세미나가 열리기도 하고 야당들이 모여서 블랙리스트 피해자 특별법을 발의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블랙리스트가 진화된 방식으로 정교하게 펼 거라는 징조들이 나온다. 풍자 영상에 제재를 가하기도 하고 출연자를 교체하는 등의 현상이 나오는데 단신을 넘어 종합적으로 블랙리스트가 재가동되는 정황들을 짚는 기사가 나오면 좋겠다.

김봄빛나래 : 25일부터 올림픽이 시작된다. 이전부터 지적한 것이지만 패널들의 성차별적 언사라든지 금메달만 진짜 메달로 취급하는 등의 오히려 올림픽 정신과 맞지 않는 보도들이 나오는데 이번 올림픽을 치루면서 여전히 부족했던 과제가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짚어볼 수 있다면 좋겠다.

김세현 : ‘쉬는 청년들이 역대 두 번째로 많다’는 기사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언론 헤드라인이 ‘개점 휴업’이라든가 ‘쉬는 청년’이라는 식으로 묘사됐는데 비경제활동 인구인 청년들이 진짜 ‘쉬고’ 있는 건지 언론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것 같다. 마치 청년들이 무기력하게만 있는 것처럼 묘사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청년 문제를 이런 측면에서도 짚어보면 좋겠다.

미디어오늘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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