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오물풍선’ 높은 적중률에도 “기존 방침 변화 없어”
북한이 살포한 쓰레기 풍선 화재 발생 등 위험성 점점 가중
북한의 오물풍선의 위험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세가 고조되고 있다. 오물풍선이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에도 적극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는 까닭에 국민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통일부는 26일 “북한의 오물풍선 등 일련의 도발에 우리 정부는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기존에 밝힌 바 있다”며 기존 방침에 변함이 없단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이 지난 24~25일 내려보낸 10차 오물풍선 500여 개 중 480여 개가 남측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적중률 96%로, 10차례의 살포 중 가장 높은 효율을 보였다.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정보를 바탕으로 계산한 북한의 오물·쓰레기 풍선의 남한 내 유효 낙하율은 △1차 57.7% △2차 12.5%△3차 24.2%(1~3차는 특정 시간대 집계 기준으로 최종 집계는 아님) △5차 28.6% △6차 40% △7차 38.8% △8차 20% △9차 48% 등이다. 4차 살포 때는 낙하 개수가 공개되지 않았다.
또 북한이 살포한 쓰레기 풍선 중 하나가 경기 고양시의 한 다세대주택 옥상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에도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간 오물풍선 내용물 대부분은 종이와 비닐류의 쓰레기였단 것을 미뤄봤을 때 북한이 도발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풍선 잔해에서는 풍선과 쓰레기 봉지를 연결하는 끈에 매달려 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풍선이 터지게 하는 기폭장치가 불에 탄 흔적으로 발견됐다.
이처럼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하지만, 새로운 대응책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대북 확성기 전면 가동에도 북한이 아랑곳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빨리 뾰족한 묘수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전성훈 경민대학교 겸임교수는 “정책이라는 건 원칙이 있고 현실이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제 명백히 북한이 우리 민간에 풍선을 보내는 것에 대한 대응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오물풍선으로 인해 국민들 불만이 많다”고 지적했다.
현 대북 확성기 대응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전 교수는 “북한이 대북 방송을 싫어하고 부담을 느끼니 고통을 줄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무릎을 끓고 들어오느냐, 그건 아니다”라며 “(우리가) 수위를 높이면 북한도 수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한반도 정세는 위기관리를 해야할 시점이다. 지금 평화로운 상태나 안정된 상태가 아니다. 위기 관리가 필요하고 북측이나 남측이나 조심스럽게 행동을 해야 한다”며 “위기가 격발돼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튈 지를 모른다. 지금 북한이 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충돌이 벌어질 시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자신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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