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추모 리본 스티커를 노트북에 붙인 기자가 화면에 나왔다. 이후 KBS는 모자이크 처리했다.
‘방송4법’ 가운데 하나인 ‘방통위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시작했고, 이 상황을 생중계하던 KBS 취재 기자의 노트북 하단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지난 25일 KBS ‘뉴스9’ 본방송 때는 그대로 방송에 나갔지만, 26일 KBS 뉴스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는 세월호 추모 리본이 모자이크 처리된 채 영상에 나왔다. 이후 해당 기자는 국회 상황을 생중계로 전했는데, 이때 노트북에는 세월호 스티커가 떼어진 상태였다.
전국언론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6일 성명을 통해 “보통 뉴스의 모자이크는 화면에 나가선 안 될 혐오적인 것이 있을 경우, 피해자가 특정될 경우, 익명성이 필요한 경우, 특정 브랜드의 로고가 있는 경우 등 필요한 경우에 씌운다”며 “특히 뉴스가 나간 이후 모자이크를 새로 붙이는 경우는 사실상 방송사고로 나가선 안 될 것이 나갔을 때 급히 수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리본은 도대체 어떤 경우에 해당하길래 보도국은 모자이크를 씌운 것인가”라며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노란 리본이 혐오의 표현인가”라며 꼬집어 물었다.
KBS 본부는 “희생된 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붙인 스티커를 두고 정치적 의미를 일방적으로 덧씌우고, 이를 마치 문제인 듯 다루는 태도 자체가 잘못된 거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추모 스티커를 두고 부적절하다는 현재의 KBS 수뇌부가 정치병에 걸려 있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박민 사장 취임 이후 KBS의 상식을 벗어난 판단은 심각하다”며 “더이상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세월호 참사를 욕보이는 짓을 중단하고 노란 리본에 모자이크를 씌운 행위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KBS는 “보도내용과 무관한 상표나 표식을 화면에 노출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갖고 있다”며 “담당 기자는 이런 데스크의 의견에 동의해 직접 영상 수정을 요청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KBS는 4.10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 2월 ‘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제작 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4.16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과도한 검열을 통해 세월호 노란리본에 정치적 낙인을 찍어 혐오를 재생산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정치색과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세월호 노란리본을 통해 세월호를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