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이 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력 저하로 정년을 늘리기로 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젊은 층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고령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세대 간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웨이보 등 SNS에는 정부의 정년 연장 계획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달 18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20기 3차 전체회의(3중전회) 결정문에는 ‘점진적인 정년 연장 개혁을 착실하고 질서 있게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의 법정 퇴직 연령은 남성이 60세, 여성이 55세(생산직 50세)로 정해져 있다. 통상 65세인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정년이 낮은 데다 성별·직업별로 차등을 두고 있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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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의 이 같은 계획은 열악한 고용 상황을 우려하는 젊은 층의 반발을 불러왔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은퇴 연기가 경제에 필수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에 대해 “나는 전문가들이 일찍 죽기를 제안한다”며 “이는 젊은이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일자리를 열어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상하이의 사무직 노동자라고 밝힌 20대는 “젊은 노동자들이 너무 열심히 일하도록 요구받고 있어 60대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며 “그날이 온다고 해도 연금이 남아 있을까 의문스럽다”고 밝혔다.
1990년 이후 출생자의 은퇴 연령이 65세로 연장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분노는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반대 여론에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년 연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경제활동인구(15~64세)가 부양해야 할 노년(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규모를 나타내는 ‘노인부양비율’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경우 이 수치가 2023년 21%에서 2050년 52%로 급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미국이 27%에서 39%로 늘어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증가세다. 중국 정부는 정년을 연장해 은퇴 시기를 미루면 근로자 수 감소를 늦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력 부족에 따른 연금 고갈 문제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은 기초연금의 누적 잔액이 2019년 4조 2600억 위안(약 813조 4000억 원)에서 2027년 7조 위안(약 1336조 510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급격히 감소해 2035년 고갈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가오링윈 연구원은 “중국의 현재 은퇴 연령은 기대수명이 훨씬 낮고 고등교육에 진학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때 정해졌다”며 “은퇴 시기를 늦추면 복지재정을 늘리고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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