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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이진숙, 법인카드로 1억4000만 원 규모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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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 셋째 날, 야당 위원들은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집중 추궁한 반면 여당 위원들은 청문회가 하루 더 연장된 데 대한 문제제기를 했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이 후보자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법인카드를 가지고 1억 4000만 원, 집중적으로 MBC 사장 임명권을 갖고 있는 방문진 이사들에게 로비했다”며 “선물 이상의 것을 제공하고, 1인당 30만 원 이상하는 서민들은 꿈도 못 꾸는 고급 초밥집(오마카세)에서 흥청망청 법인카드를 유용한 것이 바로 공적 마인드가 없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전날 MBC 핵심 간부에게 받은 제보를 토대로, “이 후보자가 서울에 와서 집중적으로 만난 사람들은 방문진 이사장, 이사들이었다. 여권 이사 6명이었다”며 고영주 이사장, 김문환 이사장, 차기환 이사, 박천일 이사, 김광동 이사를 거론했다.

정 의원은 “이분들은 MBC 주식 70%를 갖고 있는 방문진의 핵심 인사들로서 MBC의 감독권과 인사권을 갖고 있다”며 “이분들을 상대로 청탁 로비를 한 것이 분명하다고 제보자는 말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대전 MBC 사장 재직 당시인 2015~2016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초밥 전문점에서 법인카드로 10차례 결제, 총 588만 원을 사용했다. 지난 2016년 2월 저녁에는 90만 원, 12만 5000원, 10만 원을 각각 나눠서 결제했으며, 2016년 6월에는 무려 124만 원을 한 번에 결제하고 이후 22만 원을 추가 결제했다.

이 후보자는 2014년 2월 MBC 사장 공모에 응모해 안광한, 최명길 등과 같이 최종 후보까지 올라갔으나 안광한(32대)이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 후보자는 사장 탈락 후 보도본부장(2014년 3월~2015년 2월)으로, 세월호 참사 보도 책임자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2015년 3월부터 2018년 1월 대전MBC 사장을 역임했다.

정 의원은 또 이 후보자가 MBC 경영진 당시 내부 구성원들의 장기 파업 대응용으로 사찰 프로그램 ‘트로이컷’을 설치하고 용역 대금 2억5000만 원을 들여 노조 비방 여론전을 펼치려 한 것과 관련해 “헌법에 보장된 노동삼권을 그렇게 쉽게 파괴할 수 있는가”라며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위원장으로 자격이 없다. 인정하느냐?”고, 이 후보자에게 물었다.

이 후보자는 “인정하지 않는다”며 “노조 만들 권리 파기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7월 26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사흘째 진행 중이다. 민주당 측은 전날 자료 제출 미비를 이유로 청문회 연장을 단독 의결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김재철 전 사장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에 대해) 업무상 배임이라고 법원이 판단했다”고 주지한 뒤 법인카드 결제 후 포인트 적립을 누구 명의로 했는지 따져물었다.

황 의원은 “형법 제355조에 의하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56조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등을 연달아 읊으며 “법조계에서는 법인카드로부터 파생된 포인트를 개인 명의로 적립할 경우도 업무상 배임이라는 판결이 나와 있다. 포인트 적립은 누구 명의로 했나”라고 이 후보자에게 물었다. 이 후보자는 “제 개인 명의로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황 의원은 이 후보자가 서울 강남의 한 과자점과 대전의 한 빵집 결제 내역에 대한 포인트 적립에 대해 다시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포인트 적립을 개인 명의로 하는)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없었다”고 했다.

황 의원은 “(이 후보자가) 대전 MBC 사장 시절 총 법인카드 사용 내역이 이미 2600여 건이고, 사용금액이 5억 7000만 원”이라며 “(이 후보자가) 이 중에 포인트(를) 적립한 건이나 사용한 건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이 후보자는 “제로(0)다(한 번도 없다)”는 말로 확신했다.

이어 황 의원은 “공직자들이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낙마한 사례, 거짓말 위증이 가장 많은 항목 중의 하나였다”며 “지금 만약에 이게 위증이면 나중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또한 이 후보자 법인카드 내역 중 5900만 원에 달하는 특급 호텔 결제와 관련해 “자신의 일정을 모두 소환한 후인 늦은 밤 시간대에 중요한 인사들을 만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김재철 전 사장이 가명 등을 사용해서 숙박한 것이 특급호텔이고 이 숙박 기록은 다 밝혀졌다. 업무를 했다면서 만났다는 사람들의 이름 소속 전혀 밝히지 못해서 배임죄로 유죄 선고받았다”고 덧붙였다.

박정훈 “이진숙 청문회 사흘째, 유례 없는 ‘정치적 사건'”

한편, 여당 위원들은 이날 청문회가 당초 이틀에서 사흘로 하루 더 연장된 데 불만을 표출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는 후보자의 자질과 정책을 검증하는 게 목적인데, 지금 체력을 검증하는 청문회로 변질됐다”고 꼬집으며, 전날 밤 방통위 간부가 복통을 호소해 119가 호송된 일을 언급했다. 이어 “상당히 유감스럽고 절대로 되풀이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보자에 대한 청문을 기간 내에 마쳐야 되는 것도 국회의 실력이고, 위원들의 실력 문제”라고 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틀 동안 (후보자에 대한) 충분한 검증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자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3일째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청문 제도가 도입된 이래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정치적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은 전날 밤 11시 50분경 ‘청문회 실시 계획서 변경의 건’을 추가 상정해 의결했다.

이에 여당 위원들은 “청문회를 사흘이나 한 전례가 있었느냐”고 반발하며 퇴장해, 안건 의결은 야당 위원들 단독으로 의결됐다. 인사청문회법(9조)은 인사청문회 기간을 3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장관이나 장관급 후보자의 청문회가 사흘간 실시되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다만, 정홍원·정운찬 국무총리,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이홍훈·안대희·박일환·김능환·박시환·김황식·김지형 대법관 등 국무총리 지명자와 대법관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를 사흘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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