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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환시 ‘큰손’ 된 국민연금… 환율방어 골몰하는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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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늘리면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해외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국내 외환시장에서 조달하면서 나타난 현상인데 원·달러 환율이 1390원대에 육박한 만큼 외환당국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당국은 국민연금 자금운용 현황을 주시하면서 외환스와프 등 환율 방어 수단을 동원하는 모습이다.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해외자산에 투자한 규모는 2019년 256조8000억원에서 2022년 426조원으로 증가했다. 3년간 해외자산 규모가 190조원 늘어난 셈이다. 연평균 증가액은 63조3000억원이다.

◇ 국민연금 해외자산, 韓 외환보유액과 맞먹는 규모

국민연금의 해외자산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에 맞먹는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 6월 말 외환보유액은 4122억1000만달러로, 한화 572조2299억원(7월 22일 오후3시30분 종가 1388.20원 기준)이다. 국민연금의 해외자산은 전체 외환보유액의 74%를 넘는다.

연평균 해외투자 증가액은 경상수지 흑자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54억9000만원으로, 한화로는 49조2140억원이다. 국민연금의 연평균 해외자산 증가 규모(63조3000억원)가 경상수지 흑자 규모의 1.3배에 달한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이처럼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운용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 연기금으로서는 투자수익이 적은 국내 주식·채권·부동산보다 해외투자가 더욱 구미가 당기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연금은 전체 금융자산 중 해외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2022년 47.9%에서 2026년말까지 50% 내외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해외자산에 투자하는 과정에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국민연금은 연간 300억달러, 월평균 20억 달러 안팎을 외환시장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늘리려면 국내 시장에서 달러를 매수해야 하는데, 이는 달러 수요 증가로 이어져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지난 2017년 국민연금연구원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우리나라 전체 외환 거래량의 15%를 넘어설 경우 국민연금의 외환 거래량이 증가할 때 원·달러 환율도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국민연금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외환거래가 국내 외환시장에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시장왜곡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레고랜드 사태 후 외환스와프·자금 선조달 등 도입

외환당국은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높이지 않도록 여러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로 환율이 급등했던 지난 2022년 9월 환율 안정화를 위해 국민연금과 체결한 100억달러 규모 외환스와프가 대표적인 예다. 외환당국은 거래 한도를 작년 4월 350억달러, 올해 6월 500억달러로 늘리면서 대응 강도를 높였다.

조동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제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조동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제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외환스와프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에 쓸 달러를 국내시장을 거치지 않고 한국은행에서 조달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이를 활용하면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외환당국으로서는 외환시장의 달러 수요가 줄어 원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두 기관의 외환스와프는 ‘환율 안전판’으로 불린다.

외환당국은 또 국민연금의 환헤지(hedge·환율 변동 위험을 없애는 거래방식) 비율을 최대 10%까지 올려놨다. 국민연금은 해외자산을 대부분 달러로 보유하고 있는데, 그간 전략상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 달러가치 상승이 예상되면 환전하지 않는 게 유리해서다. 그러나 환헤지를 하게 되면 국민연금은 투자금 중 일부를 선물환 매도(장래 일정 시점에 약정한 환율로 매매)해야 하고, 이는 달러 공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도 환율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기금위는 지난 2022년 외환스와프 재개에 맞춰 국민연금이 월 10억달러 안에서 외화를 선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이런 제도가 없어 국민연금은 해외자산을 투자할 때마다 외환을 집중적으로 매수해야 했는데, 이 과정에 비싼 가격으로 외환을 매수해 환율 상방 압력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었다. 선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이런 문제가 줄어들었다.

◇ 여전히 높은 환율… 당국, 선조달 30억弗 상향 검토

그러나 이런 방법으로도 원·달러 환율이 1380원대 후반을 웃돌면서 보다 강화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보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외환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이에 최근 정부는 국민연금의 ‘선조달’의 한도를 월 10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환전 수요를 분산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이르면 오는 9월 열리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해 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져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지 않는 한 환율 변동성 확대를 막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원화 약세가 완화되려면 국민연금을 포함한 여러 투자자들이 국내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국내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이를 기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원화가치를 정상화시키려면 내수경기가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국내 경기가 좋으면 어떤 요인이 있어도 환율이 안정화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덧붙여서 그는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등으로)단기적인 달러 수급을 조절하더라도 경제 기초체력이 안 좋으면 제한적인 수단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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