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민영화·극우 논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 쟁점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의 국회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보도된 기사의 제목이다. 먼저 민영화란 “국가나 지방 자치 단체가 경영하던 사업을 민간인이 경영하게 됨”을 의미한다. 기업의 분류로는 국영기업, 공기업, 사기업이 있으니 주식회사를 ‘민기업’이라 부를 게 아니면 민(民)영화는 적절하지 않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공공성을 굳혀 온 MBC를 정말 민영화한다면 MBC 지배구조 속에 민(民)이 일정한 지분을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자본이 인수해 사기업으로 경영하는데 어디에 민이 참여하게 된다는 것인가. SBS가 사기업이듯 MBC도 사기업으로 만든다는 것일 뿐이다. 이 과정에서 언론은 ‘민영화라는 프레임’을 비판없이 수용하면서 공영방송 체제 붕괴의 심각성을 축소·왜곡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읽어 볼 기사는 경향신문의 23일자 단독 보도이다.
<‘MBC 민영화 문건’ 만든 국정원 요원 “이진숙 만나 식사·정보수집”>
“MBC 담당 국정원 정보원 A씨는 검찰 수사에서 정보 제공자들 밝혀 … 이진숙 1회 … 식사를 하고 정보를 수집했던 기억이 난다 … A씨는 2009~2011년 MBC를 담당한 국정원 요원으로서 2017년 국정원 불법사찰 수사의 핵심 피의자였다 … 김재철 2회, 전모씨 다수, 안광한 4회, 권재홍 5회, 김장겸 3회” 등 … A씨가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국정원은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문건(MBC 장악 문건)’을 작성했다.”
쉽게 요약하자면 방송의 민영화란 사영화를 통해 권력이 쥐고 흔들기 좋게 만든다는 의미이다. 최근에 종종 쓰이는 ‘노(勞)영방송’이란 표현도 있다.
“MBC 기자 출신 엄기영 전 사장도 이사에 지원했다 … 그는 이사 지원서에서 “현재 MBC는 국민들에게 공영방송이 아니라 노영방송으로 비판받고 있다. 민주노총이 주인 행세를 하는 MBC를 주인인 국민에게 돌려줘야 된다”며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와 유사한 인식을 드러냈다.” (한국일보 7월15일)
노동조합이 인사와 예산, 사업, 제작 등에 대해 결정권을 갖거나 주도권을 갖고 운영한다는 의미겠다. 한국 사회 어디에도 이런 언론사는 없다. 언론사 책임간부들이 곤혹스러워하는 노조의 개입은 단체협약, 임금협상이 있고 주요 방송제작 부서의 지휘간부에 대한 ‘후보군 추천 투표’, ‘임명동의제’ 등이 있다. 아마 노조의 ‘추천투표’나 ‘임명동의’를 의식해 노영방송이라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는 대주주나 정치권력의 입김이 미치기 쉬운 경영진이 인사권을 독점하는 걸 견제하려는 것이 그 취지이다. 공공성과 공익성이 중요한 보도제작 책임자에 대해서만큼은 구성원들이 부분적으로라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MBC의 경우 임명동의제 투표에 노조원만 참여하지 않는다. 해당 부서의 직원 및 계약직 전체가 참여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노영방송’은 추측컨대 노조의 제한적인 참여나 문제제기를 이념을 덧씌워 혼란을 일으키고, 최근 경영계가 우려하는 ‘노동이사제’에 대한 제어와 차단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
노동조합이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에 파견함으로써 노동자의 경영참여를 보장하는 공식적인 제도가 ‘노동이사제’이다. 경영에 참여한다 함은 관리참가, 분배참가(이익배분제), 자본참가(종업원지주제) 등에서 실현되는데 노조 선임 이사가 이사회에서 발언권과 의결권을 갖고 활동해야만 한다.
한국 언론계에서는 ‘우리사주제’가 있는 몇 개 신문사에 해당할 뿐 대부분의 방송.신문사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유럽만 놓고 보면 유럽에서는 독일,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 등 19개 나라가 노동이사제를 시행 중이고 그리스,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 4개국은 공공부문에만 적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2년 1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공공부문에 도입되었다. 당연히 경총과 전경련이 반대성명을 내며 저항했다.
결국 저널리즘을 막아 선 실체는 자본과 권력이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의 청문회에서 자본과 권력과 변질 폴리널리스트들의 거대한 카르텔이 그 몸체를 드러내고 있다. 제발 떠났다면 돌아오지 말아 달라.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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