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검비봉 논설위원]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버린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보자.
저승의 어느 호젓한 길목에 웅크리고 앉아 가만히 생각해본다.
그만한 일로 가족들에게 크나큰 슬픔을 안기면서 새상을 하직하다니. 과연 그때 그 일이 귀한 목숨을 내던질 만큼 거대한 사건이었는지 돌이켜본다. 재벌들 해장값도 안되는 돈 몇 푼에, 양이 음을 향해 자석처럼 동하는 감성에 쏠렸거나, 마녀의 꼬임에 홀려 이상한 약을 몇 차례 접했을 뿐인데 … 대자연의 거대한 수레 밑에서 기어다니는 개미보다 미미한 존재가, 지나치게 심각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 성급한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절절하다. 수치스럽고 낯뜨거워도 잠시 참고서 살아볼 것을, 산속에 들어가 자연인이 되거나, 그림 물감을 사들고 타히티에 가서 그림을 그리거나, 조현병에 걸린 듯 실없이 웃으면서 맨발로 걷거나, 달마대사처럼 굴 속에 들어가서 10년 도량을 닦거나. 방법도 많은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실없이 죽은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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