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컴포즈커피를 인수한 필리핀 최대 식품 기업 졸리비그룹(Jollibee Foods Corporation)은 향후 5년간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발표 당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행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한국 시장에서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통해 단기간에 투자금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리처드 신 졸리비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는 지난 25일 졸리비그룹의 컴포즈커피 인수 계획 비대면 설명회를 열고 “최소 향후 5년 동안은 한국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필리핀에도 컴포즈커피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졸리비그룹 본사가 있는 곳이다. 필리핀 증시에 상장된 졸리비그룹의 시가 총액은 한화 약 5조9000억원이다.
신 CFO는 “졸리비는 한국 시장에서 컴포즈커피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에서 시작해 지난 6월 기준 2612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은 8% 수준”이라며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권에서 성장할 기회가 많다”고 했다.
시장 조사 회사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6조6936억원이었던 국내 카페 시장 규모는 지난해 8조5661억원으로 28% 커졌다. 해당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에는 9조8611억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컴포즈커피 인수 대금 ‘6년 내 회수’ 목표
신 CFO는 컴포즈커피 인수 배경에 대해서는 재정적으로 수익성 있는 투자이자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의 커피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컴포즈커피 인수가 졸리비그룹의 F&B 브랜드 개발 전문성과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PE)의 현지 시장 전문성의 시너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졸리비그룹은 지난 2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엘리베이션PE와 함께 컴포즈커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졸리비그룹이 지분의 70%를, 엘리베이션PE가 25%의 지분을 갖는다. 나머지는 졸리비그룹 지분이 90%를 차지하는 타이탄 다이닝 펀드가 가져간다. 인수 금액은 4723억원이다. 지난해 컴포즈커피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80억원을 기준으로 약 8배의 멀티플이 적용된 가격이다.
신 CFO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 등 마무리 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 달 중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거래가 완료되면 컴포즈커피는 최대주주인 졸리비그룹과 재무제표를 통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컴포즈커피 인수에 따라 졸리비그룹 매출은 약 2%, EBITDA는 약 12%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졸리비그룹은 지분 70% 인수대금 3300억원 가운데 1767억원은 현금으로 지급하고, 1533억원은 차입으로 조달한다. 졸리비그룹은 컴포즈커피 인수 첫해 당기순이익이 3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5년째에는 4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5~6년 사이에는 인수대금 이상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 자체 공장·4PL 물류로 영업이익률 41%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전년 대비 20% 증가한 88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7억원으로 47%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7% 감소한 1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약 7% 증가한 41%다. 매장 수는 2022년 12월 1901개에서 지난 6월 기준 2612개로 37% 증가했다.
신 CFO는 이 같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배경에 대해서는 부산의 자체 로스팅 공장과 제4자물류(4PL·물류 과정에 컨설팅과 재고 관리 등 IT 기술이 접목된 체계) 시스템으로 고품질의 원두를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컴포즈커피는 경쟁사에 비해 20% 비싼 생두를 원두로 가공해도,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원두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는 신규 가맹사업자들이 컴포즈커피를 선택하는 주요 이유”라고 했다. 또 “부산 로스팅 공장 역시 연간 생산량이 9000톤(t)에 이르지만, 7명의 직원으로 운영이 가능한 완전 자동화 공장”이라고 말했다.
신 CFO는 국내에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자사 브랜드 커피빈과 컴포즈커피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커피빈은 프리미엄 시장에 위치한 브랜드”라며 “컴포즈커피와의 경쟁관계로 보지 않고 있으며, 서로 다른 고객층을 갖고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승우 유로모니터 식품·외식 부문 선임 연구원은 “졸리비그룹이 프리미엄인 커피빈과 저가 커피인 컴포즈커피 양쪽의 지분을 가짐으로써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고 했다.
◇ 졸리비 확장 목표… 韓 진출은 연구 필요
졸리비그룹은 지난해 4대 핵심 분야로 버거·치킨·커피와 차·중국 요리를 꼽으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면 새 사업체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신 CFO는 이번 컴포즈커피 인수가 그러한 방침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분간 다른 브랜드에 대한 인수합병 계획은 없다고 했다.
신 CFO는 “현재 추가적인 브랜드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졸리비 브랜드를 전 세계에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 시장의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대도시 출점에 비해 적은 자본이 투입되는 중·소도시 출점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졸리비 외에도 커피빈, 스매쉬버거 등 주요 브랜드의 확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졸리비의 한국 진출에 대해서는 “한국의 치킨 시장이 매우 크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졸리비가 한국에 진출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커피와 달리 치킨에 대한 사람들의 입맛은 매우 다르다.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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