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정부까지 나선 ‘티메프 미정산’ 사태… 큐텐그룹의 미래는

조선비즈 조회수  

싱가포르 기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회사 큐텐그룹의 산하 업체인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금 미지급 사태가 금융 및 산업계와 소비자로 번지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피해 구제 및 법정 대응을 지원하며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수년간 이어진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지금으로선 자금 조달 외엔 없어서다. 시장에선 이번 사태로 거액의 대금이 물린 중소 업체들의 파산 도미노가 현실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그룹을 이끄는 구영배 대표는 아무런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이번 사태는 지난 11일부터 불거졌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융민원센터에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 및 판매자가 신속히 민원을 접수할 수 있도록 민원접수 전담창구가 마련돼 있다. /뉴스1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금융민원센터에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 및 판매자가 신속히 민원을 접수할 수 있도록 민원접수 전담창구가 마련돼 있다. /뉴스1

◇금감원까지 출동, ‘티메프 사태’ 막을 수 있나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관계 부처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정면 대응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카드사 소비자 담당 임원들을 불러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소비자 환불 협조를 요청했다. 또 정산 지연 사태 피해자를 위한 민원 접수 전담 창구를 운영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환불 지연·거절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구제 및 분쟁조정 지원을 위해 이날부터 한국소비자원에 전담팀을 운영, 집단 분쟁조정 개시에 착수하기로 했다. 향후 민사 소송도 지원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피해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두 업체의 미정산 대금을 최소 1700억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위메프의 경우 지난 11일 기준 491개 판매사에 369억원을 정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셀러)들이 체감하는 미정산액은 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5월분 미정산액을 추산한 것으로, 6, 7월 판매분까지 더하면 피해액은 조 단위로 폭증할 전망이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가 '정산 지연 사태'로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이날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가 ‘정산 지연 사태’로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이날 “오늘 책임지고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이번 사태로 거액의 대금이 물린 중소 업체와 소상공인 등은 하루아침에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티몬과 위메프 등 큐텐그룹 플랫폼에 입점한 셀러 업체는 약 6만 개로 추산되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중소 판매자다. 대부분 선정산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하는데, 정산 지연으로 이를 제때 못 갚게 되면서 줄도산할 위험에 처했다.

선정산 대출이란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가 판매 대금을 은행에서 먼저 지급받고, 플랫폼이 대금을 정산하는 날 은행이 정산금을 대신 받아 자동으로 대출이 상환되는 상품이다.

티몬에서 전자 제품을 판매하는 한 업체는 이달 티몬으로부터 받기로 한 5월분 정산금 약 10억원을 아직 받지 못했다. 한 소셜미디어(SNS) 오픈 채팅방에는 이런 식으로 발이 묶인 전자제품 중소 업체 관계자가 100명이 넘게 모였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쌀과 잡곡류를 판매해 온 한 정미소 업체 관계자는 “5억원이 넘는 정산 금액이 세 차례 입금이 밀리더니 이번 사태가 터져버렸다”면서 “우리가 파산하게 되면 상품을 실제 공급하는 농민들도 돈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큐텐도 자본 잠식… 구영배 대표 자금 마련에 주목

사태 해결을 위해선 당장 티몬과 위메프에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티몬은 현재 완전 자본 잠식 상태로, 판매자와 소비자 구제를 위한 자본력이 상실됐을 가능성이 크다. 위메프도 작년 말 기준 유동부채가 398억원으로, 유동자산(617억원)의 5배에 이른다.

하지만 모 기업인 큐텐 그룹의 상황도 좋지 않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텐은 2019년 이후 누적 적자가 수천억원에 자본 잠식 상태로 알려졌다. 자본 여력이 부족한 큐텐은 최근 2년간 5개의 플랫폼을 사들이면서 대부분 회사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덩치를 키웠다.

큐텐이 싱가포르 기업청(ACRA)에 제출한 보통주 주주 현황을 보면, 과거 티몬 대주주였던 몬스터 홀딩스가 지분율 25.65%를, 과거 위메프 대주주였던 원더홀딩스가 보통주 18%를 갖고 있다. 창업 당시 구영배 대표와 미국 이베이가 각각 51%, 49%의 지분을 출자했지만, 현재 이베이 지분은 찾을 수 없다. 우선주 주주 역시 대부분 투자 회사들이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큐텐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현 사태를 공동 책임질 만한 의미 있는 주주가 없다. 이베이와 같은 글로벌 기업만 있어도 자금을 마련할 여지가 있는데 지금은 없어 보인다”라고 했다.

시장에선 큐텐의 최대 주주인 구영배 대표가 어떻게 자금을 끌어내 위메프와 티몬을 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 대표는 현재 국내에 머물며 사태 해결을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그가 사재를 출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 대표는 앞서 2009년 지마켓을 미국 이베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715억원을 손에 쥐었다.

최악의 경우 티몬·위메프의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계열사가 파산신청을 하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파산관재인이 남은 자산을 처분해 투자자와 미수금이 있는 셀러들에게 재배분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소송을 걸던, 압류를 하던 실질적인 구제에 이르기 위해선 돈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티몬과 위메프에 그만한 자금이 없어 보인다”라며 “구 대표가 돈을 구해와야만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뉴스] 랭킹 뉴스

  • 마이크로소프트(MSFT.O), 빔 소프트웨어에 투자…'AI 제품 구축 위한 파트너십'
  • 이탈리아, '실적 부진' ST마이크로(STMPA.PA) CEO 경질
  • 머스크 정치 개입, 테슬라(TSLA.O) 유럽 내 매출 영향…판매량 45% 감소
  • 野, 尹 최종변론 일제히 규탄…"마지막까지 파렴치" "반사회적 성격장애"
  • 사상무장 나선 김정은…北, '우주항공 도시' 사천까지 주목
  • 코로나 끝난지 얼마 안됐는데 “중국서 이럴 줄은”…’초유의 사태’ 또 벌어지나

[뉴스] 공감 뉴스

  • 윤석열 "호소령·2시간짜리 내란" 주장,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 헌재 가득 채운 尹지지자…대통령 도착하자 태극기 흔들며 환호 [르포]
  • '임기단축 개헌' 카드 꺼낸 尹…막판 승부수로 통할까
  • "계엄 후 83일은 삶에서 가장 힘든 날"이었다면서도…헌재 결정 승복 의사 없었다
  • 은행의 ‘치명적 꼼수’ 딱 걸렸다… 슬쩍 빼간 금액에 서민들 ‘분노’
  • 전기차, 겨울철 긴급출동서비스 부르는 이유 1위는?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볼보 최초의 전기 세단” 벤츠부터 테슬라까지 다 잡는다!
  • “군산서 중국차 생산 확정!” 택배차 싹 바뀔 다마스급 상용차
  • “한 달 주차료가 41만 원?” 미친 비용이지만 박수 받는 아파트 개정안
  • “렉스턴 결국 단종되나” 대신 ‘무쏘’ 이름 바꿔 달고 돌아올 가능성 제기
  • “스포티지 구매 후회 막심” 토레스 하이브리드, 스포티지보다 이게 더 좋다고?
  • “기아차 그대로 베꼈네” EV3 똑 닮은 중국 전기차 출시
  • “비싸도 어차피 사줄거잖아” 대안 없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양산 임박
  • “하이브리드 무서워서 못 사겠네!” 스포티지 HEV, 주차 중 자체 발화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정글밥2' 최현석 "류수영 '소울 푸드' 강점, 왜 셰프가 왔는지 보여드릴 것"

    연예 

  • 2
    정글밥2 – 페루밥·류수영·최현석·김옥빈·최다니엘의 ‘맛벌이’ 여행기

    연예 

  • 3
    [ET리뷰] '돌부리 인생상처 털어주는 힐링스토리' 영화 써니데이

    연예 

  • 4
    박서진, 2월 네티즌 어워즈에서 마지막 스퍼트…치열한 경쟁 속 빛나는 존재감

    연예 

  • 5
    박은빈 VS 황정음, 5표 차 초접전…한순간도 긴장 못 늦춘다

    연예 

[뉴스] 인기 뉴스

  • 마이크로소프트(MSFT.O), 빔 소프트웨어에 투자…'AI 제품 구축 위한 파트너십'
  • 이탈리아, '실적 부진' ST마이크로(STMPA.PA) CEO 경질
  • 머스크 정치 개입, 테슬라(TSLA.O) 유럽 내 매출 영향…판매량 45% 감소
  • 野, 尹 최종변론 일제히 규탄…"마지막까지 파렴치" "반사회적 성격장애"
  • 사상무장 나선 김정은…北, '우주항공 도시' 사천까지 주목
  • 코로나 끝난지 얼마 안됐는데 “중국서 이럴 줄은”…’초유의 사태’ 또 벌어지나

지금 뜨는 뉴스

  • 1
    정서주, '5만 클럽' 신화 쓰다…송가인과 특별한 인연도 공개

    연예 

  • 2
    6억 원짜리 시계로 또 한 번 레전드 갱신한 지드래곤

    연예 

  • 3
    추영우, 이준혁 제쳤다…2월 배우 브랜드평판 1위

    연예 

  • 4
    ‘미키 17’ 로버트 패틴슨 어쩌나, “더 이상 ‘배트맨’ 아냐”[해외이슈]

    연예 

  • 5
    미술관, SF스릴러 시네마로...피에르 위그, 亞최초 '리미널'展

    연예 

[뉴스] 추천 뉴스

  • 윤석열 "호소령·2시간짜리 내란" 주장,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 헌재 가득 채운 尹지지자…대통령 도착하자 태극기 흔들며 환호 [르포]
  • '임기단축 개헌' 카드 꺼낸 尹…막판 승부수로 통할까
  • "계엄 후 83일은 삶에서 가장 힘든 날"이었다면서도…헌재 결정 승복 의사 없었다
  • 은행의 ‘치명적 꼼수’ 딱 걸렸다… 슬쩍 빼간 금액에 서민들 ‘분노’
  • 전기차, 겨울철 긴급출동서비스 부르는 이유 1위는?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볼보 최초의 전기 세단” 벤츠부터 테슬라까지 다 잡는다!
  • “군산서 중국차 생산 확정!” 택배차 싹 바뀔 다마스급 상용차
  • “한 달 주차료가 41만 원?” 미친 비용이지만 박수 받는 아파트 개정안
  • “렉스턴 결국 단종되나” 대신 ‘무쏘’ 이름 바꿔 달고 돌아올 가능성 제기
  • “스포티지 구매 후회 막심” 토레스 하이브리드, 스포티지보다 이게 더 좋다고?
  • “기아차 그대로 베꼈네” EV3 똑 닮은 중국 전기차 출시
  • “비싸도 어차피 사줄거잖아” 대안 없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양산 임박
  • “하이브리드 무서워서 못 사겠네!” 스포티지 HEV, 주차 중 자체 발화

추천 뉴스

  • 1
    '정글밥2' 최현석 "류수영 '소울 푸드' 강점, 왜 셰프가 왔는지 보여드릴 것"

    연예 

  • 2
    정글밥2 – 페루밥·류수영·최현석·김옥빈·최다니엘의 ‘맛벌이’ 여행기

    연예 

  • 3
    [ET리뷰] '돌부리 인생상처 털어주는 힐링스토리' 영화 써니데이

    연예 

  • 4
    박서진, 2월 네티즌 어워즈에서 마지막 스퍼트…치열한 경쟁 속 빛나는 존재감

    연예 

  • 5
    박은빈 VS 황정음, 5표 차 초접전…한순간도 긴장 못 늦춘다

    연예 

지금 뜨는 뉴스

  • 1
    정서주, '5만 클럽' 신화 쓰다…송가인과 특별한 인연도 공개

    연예 

  • 2
    6억 원짜리 시계로 또 한 번 레전드 갱신한 지드래곤

    연예 

  • 3
    추영우, 이준혁 제쳤다…2월 배우 브랜드평판 1위

    연예 

  • 4
    ‘미키 17’ 로버트 패틴슨 어쩌나, “더 이상 ‘배트맨’ 아냐”[해외이슈]

    연예 

  • 5
    미술관, SF스릴러 시네마로...피에르 위그, 亞최초 '리미널'展

    연예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