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위메프·티몬·큐텐 정산 지연 사태
환불 못 받은 피해자 속출
여름휴가를 맞아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려던 A씨는 갑작스러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티몬을 통해 구입한 숙박권이 일방적으로 취소되어 숙소로 입실할 수 없다는 황당한 전화에 A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급하게 티몬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보았지만 고객센터는 묵묵부답이고 환불조차 불가능해 결국 A씨는 항공권과 렌트카를 모두 취소해야 했다.
10월에 가족 여행을 예약한 B씨 또한 상황은 비슷하다. 항공권과 숙박권, 패키지까지 위메프를 통해 예약했던 B씨는 무려 800만 원의 손해를 봤다.
위메프와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피해를 본 사람들 또한 속출하고 있다.
인당 최대 피해 금액 27억… 대표까지 나서서 사과했지만
위메프와 티몬의 정산 지연 사태는 몇 주 전부터 그 낌새를 보이고 있었다.
위메프와 티몬에 입점한 업체의 대표들이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게시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었다.
위메프에 입점한 오픈 마켓을 운영하는 C씨는 “나름대로 대기업이니 믿고 기다렸는데 감감무소식”이라며 “전산오류 수준이 아닌 것 같아 심상치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 불길한 예감은 끝내 맞아떨어지고 말았다. 24일부터 위메프와 티몬에서 대규모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위메프와 티몬에서 발행한 상품권 또한 사용이 전부 중지됐으며, 은행 역시 위메프나 티몬에게서 대금을 받는 대출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이러한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는 티몬과 위메프 등을 대거 인수한 큐텐의 재무 상태 악화로 인한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또한 입점 판매자들에게 대금을 정산해 주지 못하고 있는데, 큐텐 글로벌에 입점해 미국에 상품을 판매하던 C씨는 지난 3월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회사에 문의해도 “해당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는 이메일 답변만 날아올 뿐, 이렇게 밀려서 정산받지 못한 판매 대금이 무려 200만 달러, 한화 27억 7천만 원에 달한다.
피해자가 점점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는 소비자 수백 명이 들이닥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피해자들이 현장에 몰리며 새벽까지 환불 접수가 이어졌으며, 자정이 넘은 시각 위메프 대표가 직접 나와 사과하는 진풍경 또한 벌어졌다.
류화현 대표는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정말로 환불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려진 바가 없어 소비자들의 두려움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정산 지연 사태에 따른 피해 규모가 최소 1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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