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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안 온다더니 폭우 쏟아지고 5분 뒤에 언제 그랬냐는 듯 해가 쨍쨍 : 기상청 날씨 예보, 대체 왜 이렇게까지 안 맞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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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날씨 관련 자료 사진. ⓒ뉴스1
기사와 무관한 날씨 관련 자료 사진. ⓒ뉴스1

지난 20일, 가수 싸이의 ‘싸이흠뻑쇼 썸머스웨그 2024’ 과천 공연이 예보에 없던 강한 돌풍을 동반한 국지성 폭우와 낙뢰 등 악천후로 갑자기 중단됐습니다. 이 사례가 아니더라도, 최근 폭우 예보를 보고 나들이를 취소했는데 쨍하게 해가 나거나, 반대로 예고에 없던 집중호우가 쏟아져 분통이 터진 경험들이 다들 한번쯤은 있으실 것입니다. 툭하면 빗나가는 기상청 예보를 믿을 수 없다고, 체코의 ‘윈디닷컴’이나 미국의 ‘아큐웨더’ 등 외국 기상청의 날씨 앱을 다운받아 쓰는 ‘기상망명족’까지 생겼다고 할 정도니까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다시 시작된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귀갓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4.7.20) ⓒ뉴스1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장맛비가 다시 시작된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귀갓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4.7.20) ⓒ뉴스1

올 여름 장마 비가 워낙 종잡을 수 없는 형태로 이어지다 보니 언론에서는 ‘도깨비 장마’나 레이더망도 피하는 전투기 이름을 따 ‘스텔스 장마’라고까지 부르고 있습니다. 이번 장마철 날씨 예보가 이다지 어려웠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장마 초기 정체전선이 체계적으로 발달하기 전엔 ‘중규모 저기압’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예측이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공기와 남쪽에서 불어오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부딪혀 정체전선이 생기는데 이 정체전선 상 두 공기의 미는 힘이 불균형한 지점에 중규모 저기압이 생깁니다. 중규모 저기압의 특징은 발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2시간 정도로 매우 짧다는 것입니다. 금세 생겼다가 금세 이동해버리기 때문에 예측하기도 그만큼 어렵다는 거죠. 게다가 크기까지 작아 예측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대에 국지성 호우가 내리고 있다. 2024.7.25 ⓒ뉴스1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대에 국지성 호우가 내리고 있다. 2024.7.25 ⓒ뉴스1

쉽게 이해하기 위해선 수치예보모델의 특성을 먼저 알아야합니다. 기상청은 기압, 기온, 풍속 등과 같은 기상 요소의 관측값을 일종의 방정식인 수치예보모델에 대입해 슈퍼컴퓨터 연산을 통해 얻은 결과값을 바탕으로 예보를 합니다. 이 수치예보모델은 지구를 일정한 간격의 바둑판 모양으로 된 격자들로 나눈 뒤 사각형의 꼭지점에 해당하는 지역의 관측값을 활용해 결과를 얻습니다. 격자망이 촘촘할수록 각 지역의 날씨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죠. 세계 최고의 수치예보모델이라는 유럽 중기예보센터 모델(ECMWF)의 격자망이 가로, 세로 9㎞ 정도입니다. 문제는 중규모 저기압의 크기가 이보다 작은 경우가 많아 격자망 안으로 쏙 들어가게 돼 관측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장마 후반으로 들어서며 정체전선이 얇은 띠 형태로 형성되는 ‘띠 장마’가 자주 보였습니다. 올해 유독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자주, 강하게 유입되고 있는데, 다른 한편에선 고온다습한 공기를 몰고오는 북태평양 고기압도 체계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찬 공기와 아주 습한 공기가 만나 ‘강 대 강’ 충돌이 일어나게 된 것이죠. 찰흙을 양손으로 누르면 납작해지듯, 그 결과로 정체전선의 형태도 얇은 띠 모양이 된 것이죠. 띠 장마는 면적이 좁기 때문에 예측이 더 힘듭니다. 수치모델에서 위 아래로 1㎝ 정도의 진폭만 생겨도, 비 내리는 지역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 현상이 잦아지고 있어, 기상청이 ‘날씨 예측’이라는 시험에 대비하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시험 출제경향이 달라지면 봐야할 참고서도 그 만큼 많아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해수면 온도는 날씨 예측이란 시험의 출제 경향을 바꾸고 있습니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수증기가 넓게 퍼지면 지속적인 비를 유발하는 층운형 구름 대신, 위로 쌓여 강하고 패턴을 예측할 수 없는 비를 유발하는 적운 형태의 구름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서해와 동해의 해수면 온도가 전세계 해역과 비교해봐도 빨리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마 패턴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도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동시베리아 지역의 눈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녹아버린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눈이 반사하던 태양에너지가 지면에 그대로 흡수돼 온도가 상승하고, 덩달아 대기가 뜨거워지면서 대기 순환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올해 유독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에 많이 유입되고 있는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예상욱 한양대 교수(해양융합공학과)는 “출제 경향이 바뀌고 참고서가 늘어나면 성적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며 “기후변화로 인해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앞으로 예측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겨레 정봉비 기자 /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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