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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檢갈등 ‘화약고’된 ‘보고사무규칙’…김여사 기소 여부 놓고 또 충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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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檢갈등 ‘화약고’된 ‘보고사무규칙’…김여사 기소 여부 놓고 또 충돌하나
이원석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소환 조사 문제를 사이에 둔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간 갈등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지검 수사팀→서울중앙지검장→검찰 총장’으로 보고되는 과정에서 3시간 이상 시차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갈등 재점화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사회의 이목을 끄는 중대 사건’의 경우 일선 검찰청이 대검에 보고토록 규정하고 있어 향후 김 여사 기소 여부 등 결정 과정에서도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20일 오후 7시 40분~8시께 이창수 서울지검장 등 지휘부에 김 여사에 대한 최초 조사 준비를 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조사를 마친 후였다. 이 지검장이 해당 사실을 대검찰청에 보고한 시각은 오후 11시 16분께로 수사팀이 조사 사실을 알린 때와는 3시간 30여분 시간 차가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의 경우 이 총장에 대한 보고 대상이 아니다. 지난 2020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수사 지휘권을 박탈했기 때문이다. 반면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보고 받을 권한이 있다.

이는 사무·정보 보고에 관한 사항을 담고 있는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른 것이다. 법무부령인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르면 ‘사회의 이목을 중대한 사건의 경우’ 보고토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피의자 또는 피해자의 신분·범행 방법·결과가 특이·중대하거나, 언론 매체에 크게 보도돼 국민의 관심을 집중 시킬만한 사건의 경우 ‘각급 검찰청의 장이 상급 검찰청의 장과 법무부 장관에게 동시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고는 발생·수리·처분·재판 결과 등 4종류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상급 검찰청의 장에게 보고할 수 있다. 규정에 명확하게 명시돼 있지만, 이 총장에 대한 보고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대검 감찰부가 향후 해당 부문에 중점을 두고 진상 파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수사팀 검사들은 제 때 보고한 만큼 서울중앙지검 수뇌부와 검찰총장 사이에서 지체된 원인을 파악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檢檢갈등 ‘화약고’된 ‘보고사무규칙’…김여사 기소 여부 놓고 또 충돌하나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회복과 위로를 위한 대화’ 참석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통상 사회적 이목을 끌거나 주요 인물에 대한 수사는 소환 조사, 영장 청구, 증언 내용 등까지 수사팀에서 대검에 세세하게 보고한다”며 “중대한 사건이라면 과정 하나하나를 쪽지나 문자로도 자세하게 보고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검 조사 과정에서 수사 지휘 배제를 고려해 보고 자체가 늦어진 사유는 물론 검찰보고사무규칙에서 명시한 예외 규정 등을 지켰는지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향후 김 여사에 대한 기소 여부 등 보고를 두고 양측이 재차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라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면 대검·서울중앙지검 사이 충돌 우려는 없다. 하지만 자칫 기소 여부 결정 과정에 대한 보고가 이뤄지지 않거나, 결론을 내고 뒤늦게 이행된다면 재차 불협화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의 보고·사무의 적정한 운영을 위해 만들어진 검찰보고사무규칙이 이른바 ‘검·검(檢·檢) 갈등’의 방아쇠(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보고사무규칙은 현재 대검이 추진 중인 진상 조사나 향후 수사가 완료될 뒤 있을 수 있는 감찰의 판단 기준으로 쓰일 수 있다”며 “또 다른 측면에서는 수사 과정에서 보고 등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 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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