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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매년 내는데 사고나면 ‘나이롱환자’ 취급하는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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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자동차보험 손해율 및 사업비율 추이(출처 금융감독원)/대한한방병원협회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원인으로 한방치료를 지목한 가운데 대한한방병원협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25일 지난해 기준 자동차보험 가입 대수는 2500만대를 넘었고 이 중 교통사고로 한방치료를 받은 인원은 163만명으로, 단순 환산해도 6%에 불과한 수치라며 “한방의 치료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지 오래지만, 보험사는 나이롱환자 취급한다”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은 당장이라도 망할 것처럼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을 한방치료 때문이라고 말한다는 게 협회의 주장이다. 2500만대 가입자 중 사고가 나지 않은 대다수의 보험료가 보험사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책임보험금 한도 초과율은 5년 평균치를 하회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최근 5년간 ‘책임보험금 한도액을 초과해 치료를 받은 자동차보험 환자’는 평균 47.4%였지만, 지난해에는 46.4%로 줄어 자동차보험 종합개선 방안 실시 후 제도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최근 5년 평균에 지난해 수치가 반영된 것을 감안하면 차이는 더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는게 협회 측 설명이다. 정부는 일명 ‘나이롱환자’ 문제 개선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경상환자 치료비 지급 기준을 강화했다. 경상환자의 치료비 중 본인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은 본인 보험이나 자비로 처리하게끔 하고 경상환자가 4주를 초과해 치료를 받을 시 2주 간격으로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은 치료 시기가 길어질 기미가 보이면 합의를 종용해 일부 환자들 사이에선 보험사들이 본인들을 나이롱환자 취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토로할 지경이 됐다고 협회 측은 지적했다.

협회 측은 “자동차보험은 원하지 않는 운전자라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라며 “‘나도 언젠가는 가해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매년 성실하게 납입하고 있지만 어쩌다 난 사고로 한방치료를 받길 원하면 통상 ‘나이롱환자 프레임’으로 엮이곤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국민들의 눈을 가리는 사이 이들은 지난해에도 13조35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4조1783억원(45.5%) 급증한 수치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단순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21조484억원으로 전년(20조7674억원)보다 2810억원 증가(1.4%)했다. 여기에 지난해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익은 5539억원으로 전년(4780억원)대비 759억원 증가(15.9%)하는 등 지난 2021년 이후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협회 측은 “이는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따른 자동차 보험료 인하 등 손해율 악화 요인에도 흑자를 이어간 것이어서 보험사들이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수 없다”며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감소세다. 지난 2019년 92.9%를 보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0년 85.7% △2021년 81.5% △2022년 81.2% △2023년 80.7%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보험료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7원을 지급했다는 얘기다.

협회는 “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원인을 단순 한방진료비의 과잉으로 몰고 가는 것은 맞지 않는 처사”라며 “수입차 증가에 따른 비싼 부품가 등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에 물적담보 손해율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인적담보 손해율은 2017년 81.8%에서 2018년 78.5%로 감소했지만 물적담보 손해율은 69.2%에서 79.8%로 급등했다. 또 ‘지출목적별 사고당 보험금 및 증가율 추이’를 보면 인적담보 사고당 보험금 증감률이 지난해 1.2% 감소한 반면, 이 기간 물적담보는 0.9% 증가하기도 했다.

협회는 최근 한방진료비가 늘어난 근본 이유로 ‘건강보험 대비 보장범위가 넓은 자동차보험 제도의 특성’과 ‘근골격계 치료에 특성화된 한의 치료행위에 대한 효과성’ 등을 꼽았다.

최근 5년간 비급여 항목 한방진료비 중 약침과 첩약의 증가세는 환자가 느끼는 한방치료의 효과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허리 통증의 경우 약침치료가 물리치료보다 6배 빠르게 호전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첩약·약침 등 비급여 한방치료는 오래전부터 그 수가가 통제되고 있고 그 심사기준도 점차 세밀해지고 있다”며 “일각에서 ‘세트치료’라는 표현으로 복합 투약 및 시술을 폄훼하고 있지만 실제 임상에선 각기 다른 효능의 약물과 시술을 복합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교통사고 후 한의치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91.5%가 한의의료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했다며 한방 치료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한방병원협회 관계자는 “건강보험에서 한방진료의 경우 낮은 보장성이나 비급여 행위의 실손보험 미적용 등으로 환자의 금전적 부담이 커 접근성이 낮다”며 “하지만 자동차보험에서는 한의과 진료와 의과 진료간의 보장성 환경이 동일해 한방진료 효과를 경험한 다수의 환자가 한의의료기관을 선택해 관련 진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를 세트치료 등과 엮어 마치 한방병원들이 과잉진료를 이어가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자동차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사고 이전 상태로의 원상회복을 위해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어, 이를 어떤 이유로든 침해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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