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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확대 정책 끝”→ “반대 안해”…주목 받는 ‘트럼프·머스크 동맹’, 양측 모두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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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확대 정책 끝'→ '반대 안해'…주목 받는 '트럼프·머스크 동맹', 양측 모두 이익?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A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기차에 대한 입장이 대표적인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가까워지는 모습과 함께 주목 받고 있다. 재집권 시 대통령 취임 첫날 조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확대 정책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으나 최근 “전기차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고 발언해 입장이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스크와 가까워진 결과며 이는 결국 양측 모두에 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조롱하던 트럼프 “전적으로 지지” =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전기차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지만 내가 전기차에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다.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기차를 몰아봤는데 정말 훌륭하다. 그렇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미묘하게 누그러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지난 3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머스크를 만난 후부터 시작됐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몇 년간 전기차를 조롱하는 시각을 유지해왔다. 전기차는 중국에서 만드는 것으로, 너무 비싸고 멀리 가지도 않는다고 언급했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확대 정책을 ‘의무명령'(mandate)이라고 부르며 전기차 구매를 사실상 강요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올 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의 신뢰도와 가치를 공격하기보다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한 환경 규제를 공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머스크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자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를 포함해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종종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 변화에 대한 질문에 “나는 설득력이 있다”고 답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많은 친구가 이제 테슬라를 갖고 있고 그들 모두 좋아한다”며 “그는 또 사이버트럭의 팬이다. 그런 것들이 요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YT는 두 사람의 ‘새로운 동맹’이 양측 모두에 이익이라고 분석했다. 성공한 사업가이자 공화당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인물인 머스크의 열렬한 지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공화당 컨설턴트 마이크 머피는 “공화당에서 전기차와 연결된 단 한 가지는 공화당원들이 일론을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결과적으로 머스크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의 공약대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면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미 충전소 네트워크를 가진 테슬라는 보조금 없이도 수익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반면 GM, 포드 등 테슬라의 경쟁사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트럼프, NYT 보도 반박 = 이 같은 보도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내게 전화해서 전기차 비판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며 “특정 전기차는 여전히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나는 머스크를 사랑하며 그는 나를 지지했다”면서 “그는 나에게 한 달에 4500만 달러(약 623억 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혔으나 나는 여전히 특정한 전기차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전기차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기차를 사랑한다”면서도 “사람들은 (전기차로) 장거리 운전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너무 자주 (충전을 위해) 멈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거리를) 왔다 갔다 할 때 전기차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선 출마 반대했던 머스크, “트럼프 존경해야” = 2022년 5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2024년 대선에서는 분열을 초래하지 않는 후보가 낫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던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 대응에 찬사를 보내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다 23일 엑스에 공개된 심리학자 조던 B. 피터슨과의 대담에서 머스크는 “우리는 트럼프를 존경해야 한다”며 “총에 맞고 피를 흘리면서도, 두 번째 총격범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주먹을 들어 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계획적으로 계산된 것이 아니라 본능적인 용기”라며 “당신이 푸틴이나 김정은 같은 매우 매우 거친 사람들을 상대할 지도자를 원한다면 누구여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머스크는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중도 사퇴한 것을 언급하며 “아무도 바이든 앞에서 겁먹지 않겠지만, 총에 맞은 뒤 주먹을 치켜올린 사람에게는 겁을 먹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머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45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재차 부인했다.

머스크는 관련 질문에 “나는 트럼프에게 매달 4500만 달러를 기부하지 않는다”며 “내가 한 일은 그저 ‘아메리카 팩’이라는 이름의 슈퍼팩(super PAC, 정치활동위원회)을 만든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엑스에 게시된 이 인터뷰에 대한 댓글로 “나는 아메리카 팩에 약간의 기부를 하고 있지만, 그 수준은 (언론 보도 내용보다) 훨씬 낮고, 이 팩의 핵심 가치는 능력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썼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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