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려 마십시오. 해결하겠습니다. 25 여행 상품 PG사가 정상화하기로 했으니, 환불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
25일 새벽 3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은 위메프에서 구매한 상품에 대한 환불을 받으려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전날 오후부터 몰려든 고객들은 새벽 시간에 이르자 200명이 넘게 불어났다. 이 과정에서 로비에 있던 TV가 파손되기도 했다.
위메프는 전날 저녁부터 본사 재무팀이 나서 현장에 온 고객들의 환불 요청을 접수 받고 차례대로 환불을 진행했다. 결제자 정보와 예약 번호, 상품명, 예금주와 계좌번호를 수기로 받은 후 접수한 순서대로 소비자를 불러 환불 처리를 진행했다.
저녁 7시부터 현장에서 진행된 환불 절차는 새벽 3시 기준 60여 명이 환불을 받았고, 나머지 고객들은 순차적으로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자정이 넘어서는 류화현 대표가 본사에 도착해 고객들에게 사과했다. 류 대표는 “먼저 소비자 피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두 번째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 피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류 대표는 “전날부터 PG사(결제대행업체)들이 갑자기 승인·환불을 막으면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조금 전 여행 카테고리 계약을 맺은 KCP 대표와 통화해 고객들이 피해가 많다고 호소했고, 시스템을 정상화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아침부터 여행 상품 구매 고객들에게는 결제 취소가 제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메프의 여행 상품군은 KCP와만 계약을 맺고 있다. 류 대표는 “현재 KCP에서 개별 승인 취소가 가능한 시스템 등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 바로는 어렵고, 시간이 좀 걸릴 수는 있다”면서 “아침이 되면 고객들에게 해당 내용을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행 외 상품에 대한 PG사와도 얘기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한 소비자는 “가족 여행을 위해 1000여 만원을 지불했는데, 여행이 불가하고 환불은 위메프에게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머지포인트 사태 때도 직접 찾아간 사람 위주로만 환불받은 기억이 있어 여기서 밤을 새우고 있다”라고 했다.
위메프와 같은 큐텐그룹 계열사인 티몬 고객들도 대거 자리를 지켰다. 한 티몬 고객은 류 대표에게 당장 티몬 대표를 불러 달라며 하소연했다. 이 고객은 가족 7명과 다음 달 사이판 여행을 예약했는데, 여행사로부터 여행 진행이 불가하니, 티몬에게 환불을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티몬 본사에 갔는데 아무것도 없어 바짓가랑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에 왔다”면서 “1차 그룹으로 왔지만, 티몬 고객이라 환불을 받지 못했다. 해결될 때까지 집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티몬 본사에도 전날 오후 일부 고객들이 항의 방문을 했다. 티몬 측은 해당 건물을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모인 고객들은 큐텐그룹을 이끄는 구영배 대표의 사과와 해결 방안 제시를 요구했다.
류 대표는 “그룹에서 이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자본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만간 (구 대표가) 입장을 밝히지 않을까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한다는 게 첫 번째 원칙인데, 갑자기 카드 취소가 막혀서 불편을 안겼다”면서 “모두 저희의 불찰이다. 해결할 때까지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 대표는 정산이 지연된 판매자(셀러)들에 대해 “소비자에 이어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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