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전당대회 순회경선 첫 주 한 자릿수 득표율
긴급 기자회견 열고 ‘尹 임기단축 개헌 승부수’
전문가 “하나의 타개책 되기엔 현실성 없어”
金 “무소의 뿔처럼 끝까지 가겠다” 완주 의지
일승일패(一勝一敗).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의 긴급 기자회견을 본 관계자들의 평가다. 대결 정치의 고리를 끊으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이재명 후보의 허를 찌르는 전략을 구사하진 못했다. 의미 있는 득표수를 떠나 불발탄에 그치더라도 전당대회 결론을 기다려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헌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1년 단축과 2026년 6월 지방선거·대통령 선거를 동시에 시행하자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임기 단축과 개헌을 추진하면 여야 대결 정치의 고리를 끊을 수 있고, 역사에 길이 남을 대통령으로 제7공화국의 문을 여는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후보는 윤 대통령이 내년 2월말까지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6월까지 국민 여론을 거쳐 국회가 합의·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헌법 안이 7월 안에 국민투표를 통해 확정되면 2026년 6월 지방선거와 대선이 동시에 치러질 수 있다고도 했다.
또 “개헌은 시대정신”이라며 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제정된 제6공화국 헌법이 문명사적 대전환의 시대를 담보할 수 없는 낡은 체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개헌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내각과 지방정부에 분산하고, 지방선거와 임기를 같이하는 4년 중임제 도입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방법 중 하나로 윤 대통령을 직접 만나 진솔하게 설득하겠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에게도 개헌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또 ‘당대표 이재명으로는 부족한 추진력과 극한 대립을 끝낼 수 없다’며 자신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만 정치권 안팎에는 이날 김 후보의 발언이 ‘파란을 일으킬 한 수’가 되기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유권자 지형이 이재명 후보에 쏠려 있는 데다, 윤 대통령의 임기 1년 단축, 지선·대선 동시 시행 등의 ‘현실성’이 부족해 민심이 작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한 민주당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권력구조 개편은 한국 정치에 굉장히 중요한 과제인 건 사실이지만, 김 후보의 ‘정치적 역량’을 보여주는 자리는 아니었던 것 같다”며 “시도는 좋았지만, 소수의 목소리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지방선거의 문제는 ‘중앙정치의 종속’이다. 광역단체가 아닌 중앙정치의 대리점 양상이 되는 것이 학자들의 고민”이라며 “대선과 지선을 묶는다는 이야기는 지방자치 정신과도 거꾸로 가는 방향으로, 논리적으로 맞지 않을 수 있다. 임기단축 개헌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권력구조 개편과 특위에 대한 논의는 김두관 후보가 처음으로 이야기를 꺼낸 주제도 아니고, 지금으로서는 하나의 타개책으로 논의되기에는 현실적인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시도는 좋았지만, 이재명 후보의 ‘약점을 찌르는 변수’는 못됐다는 이야기다.
다만 아직 결론을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현우 교수는 “아직은 시작이기 때문에 탐색전이고 워밍업이라고 본다”며 “민주주의가 가진 기초 정신을 잃어버렸을 때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김 후보가 다양성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는 게 장기적으로 민주당을 위해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내영 명예교수도 “김두관 후보가 당대표의 판세를 바꾸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김 후보가 생각하는 지금의 여야관계를 타개할 하나의 안으로 국민에게 제시한 것이고, 그 자체로서는 일리가 있다”고 바라봤다.
김 후보 측도 지금까지 7.19%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과 별개로 완주하겠다는 의지다. 김 후보는 이날 “출마를 결심하게 된 건 민주당의 강점이 다양성과 역동성인데,당대표를 추대하게 되면 당의 강점이 사라진다”며 “1%의 다른 목소리가 있다면 대변하겠다는 각오다. 성적은 개의치 않겠다. 그냥 무소의 뿔처럼 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계산하지 않고 나왔고 득표율에 연연하면 스텝이 꼬일 수 있다. 우리 당을 살리기 위해 나왔다. 최선을 다해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하겠다”고 의연히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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