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봉화 시골에서 발생한 ‘농약 사건’이 미궁에 빠졌다. 경찰은 범인을 찾기 위해 57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까지 꾸렸지만 사건이 발생한지 열흘째인 24일까지도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16일 잇따라 입원한 경로당 회원 4명은 15일 식당 같은 테이블에서 오리 고기를 먹었다. 그리고 경로당으로 가 커피를 나눠 마셨다. 경찰은 당초 식당 음식을 의심했으나 이들이 커피를 마신 컵과 용기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은 15일, 1명은 16일 고통을 호소하며 각각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누가 언제, 어떻게 농약을 탔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사건 사흘 뒤인 18일 80대 B씨가 갑자기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것인데 B씨에게서도 같은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B씨는 사건 당일 다른 피해자 4명과 다른 테이블에서 오리 고기를 먹은 후 함께 경로당에 들렀지만 커피를 먹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B씨의 집을 수색하고 집 주변에 설치된 방범카메라 영상 분석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뒤늦게 농약을 마셨거나 증상이 뒤늦게 발현됐을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독극물을 먹으면 대부분 즉시 증상이 나타나는데 피해자 중 최고령인 B씨의 증상이 가장 늦게 발현됐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보면, 누군가가 경로당 냉장고 안에 있던 커피에 농약을 탔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 커피에 농약을 탔다면 경로당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
과거 농촌에서 발생한 농약 사건은 대부분 주민들 간 갈등이나 불화가 원인이었다.
이에 대해 경로당 회원들은 “서로 도와가며 가족같이 지냈다. 최근에 싸운 일도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개인적인 관계는 알 수 없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은 경로당 회원들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 단서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자 5명 중 2명이 최근 의식을 찾아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