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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9일 만에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져 숨진 육군 훈련병 박모씨 사건의 가해자인 중대장이 유가족에게 25일 만에 문자메시지로 사과한 사실이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있다.
23일 MBC PD수첩에서 사건 발생 이후 유가족에게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던 중대장이 사망 25일째 되던 날 박씨의 어머니에게 보낸 문자가 공개됐다. 그는 구속의 갈림길에서 적극적으로 사과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장은 “병원에서 뵙고 그 이후에 못 찾아봬 늘 죄송스러운 마음이 가득하다”며 “한번 부모님을 만나 뵙고 싶은데 괜찮으신지요”라고 물었다.
중대장은 이틀 뒤 한번 더 문자메시지를 보내 “계속 그날을 되뇌이면서 깊이 반성하고 또 죄송한 마음 가득하다”면서 “유가족분들에게 사죄를 하고 싶은데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씨 어머니는 “구속영장 한다고 한 날인가 그날도 문자가 왔다”며 “저는 그런 미안한 감이나 진정성이 없다고 믿는다. 25일이 뭡니까”라고 탄식했다.
앞서 지난 5월23일 강원도 인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박씨를 비롯한 훈련병 6명이 군기 훈련을 받았다.
이는 ‘얼차려’라고 불리는 가혹한 훈련으로 박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틀 만에 사망했다.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을 지시해 훈련병을 숨지게 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중대장은 해당 훈련병 6명이 전날 취침 점호 이후 떠들었다는 내용을 중대장에게 구두 보고했고, 군기 훈련 승인을 받아 이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령에 따라 군기 훈련을 실시하기 전에는 대상자에게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해 사유를 명확히 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 또 훈련병들의 신체 상태나 훈련장 온도지수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중대장은 경찰에 군기 훈련 규정을 어긴 점은 인정했으나 완전군장 지시 등에 대해서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방송에서 목격자들은 “뉴스에 (완전군장의 무게가) 26㎏이라고 나왔는데 절대 아니었다. 성인 남성 혼자서 절대 멜 수가 없어서 옆에서 애들이 메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박씨와 동기들이) 한 바퀴 반쯤 돌았을 때 중대장이 ‘너희가 왜 얼차려 받는 줄 아냐. 너희는 중대장의 권위에 도전한 것’이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목격자는 박씨가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져 일어나지 못할 때도 중대장이 ‘빨리 일어나. 너 때문에 다른 애들 못 가잖아’라고 소리쳤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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