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각고(刻苦) 끝에 당권을 거머쥔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새 지도부 정비에 착수했다. ‘한동훈 호’가 안정적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지도부에 어떤 인물들이 기용될지 주목된다.
한 대표는 당대표 선출 직후인 전당대회일 저녁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 및 캠프 관계자들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모처에서 친한계 의원 10여 명과 회동했다.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장동혁·진종오 의원과 송석준(3선) 의원, 김형동·박정하·배현진·서범수(재선) 의원, 김소희·김위상·유용원·정성국·한지아(초선) 의원 등이 참석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2명의 ‘우군’을 확보한 상황에서, 한동훈 지도부의 향후 주요 직책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대표를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 5명, 당연직 최고위원인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지명직 최고위원 1명 등이다. 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1명과 정책위의장을 임명할 수 있다.
여기에 여의도연구원장, 사무총장, 사무부총장(전략기획부총장·조직부총장), 당 대표 비서실장·정무실장(특별보좌역), 대변인단 등도 임명할 수 있다. 전당대회 국면부터 한동훈 캠프에 보좌진을 파견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한 대표를 도와온 의원들이 주요 인사로 거론된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던 박정훈 의원을 비롯해 송석준·김예지·김형동·박정하·배현진·고동진·김상욱·김소희·우재준·유용원·정성국·한지아 의원 등이다. 원외에서는 김종혁 당 조직부총장과 한동훈 캠프 총괄상황실장을 맡았던 신지호 전 의원, 김경율·구자룡·박은식 전 비대위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소멸
친한계인 장동혁 최고위원과 진종오 청년최고위원이 당선되는 등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놓고 보면, 직전까지 나돌던 이른바 ‘김옥균 프로젝트’ 등의 한동훈 흔들기 현실화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김옥균 프로젝트는 갑신정변이 3일 천하로 끝난 것처럼 한동훈 대표가 친윤계와 충돌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축출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로 전당대회 기간 중 ‘지라시(미확인 괴문서)’ 형태로 나돌았다.
친윤으로 분류되거나 친윤 색채를 가진 김재원·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 등 선출직 최고위원 3명이 모두 사퇴하더라도 장동혁·진종오 두 명 중 한명이 동반 사퇴하지 않는 한 선출직 4인 이상의 사퇴라는 비대위 전환 요건을 맞출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김옥균 프로젝트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국민의힘 당헌 96조는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대표가 친윤계의 지도부 해산 시도에서 벗어나 당대표 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은 성립된 셈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지만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만큼 친윤으로 꼽힌다.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친윤계로 분류된다.
만약 한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1명과 정책위의장을 친한계로 교체할 경우 최고위 축이 친한계로 뚜렷이 기울 수 있다. 그러나 당헌에 따르면 정책위의장은 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의원총회의 추인을 받아 임명한다.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다. 임기는 1년이다. 정점식 의장은 임기가 정해진 만큼 사퇴할 의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장은 한 대표 측으로부터 사퇴 요청도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