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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소송 일부 패소 기자들 인사위 회부에 내부 반발

미디어오늘 조회수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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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가 탐사보도 소송에서 손해배상 책임이 일부 인정된 기자 4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구성원들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일보 사측은 사실상 징계는 없다며 ‘경각심’을 갖자는 차원이었다는 입장이다.

국민일보 사측은 23일 오후 2년 전 이슈&탐사팀(이하 탐사팀)으로 일한 기자 4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문제가 된 기사는 지난 2022년 5~6월 지면 7회, 온라인 12회에 걸쳐 나간 <우리만 몰랐던 상담시장 X파일> 시리즈 보도다. 

잘못된 심리치료 방식 위험성 알린 탐사보도, 손해배상 700만원 판결

이 보도 가운데 잘못된 심리치료 방식의 위험성을 알린 회차의 기사에 소송이 제기됐다. 한 심리상담사가 성폭행 피해자인 내담자를 상대로 실시한 치료 과정의 문제점과 부적절성을 지적한 <명성 믿었는데 이상한 짓 시키고 몸 만지고…또 다른 상처>(2022년 6월) 기사에 대해서다.

여성 내담자로부터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 당했던 상담사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증거불충분)을 받자, 국민일보 보도가 허위사실이라 주장하며 그해 11월 취재기자 4명과 대표이사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이 상담사는 4000만 원의 배상청구액을 1심 재판 과정에서 1500만 원으로 낮췄고, 법원은 최종적으로 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국민일보 항소가 기각돼 지난달 원심이 확정됐다.

이후 국민일보는 손해배상 책임 범위가 일부 인정됐다는 이유로 탐사팀 기자 4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근거로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업무상 장해 또는 분쟁을 야기시키거나 회사에 중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경우’를 규정한 취업규칙상 징계 관련 조항을 들었다. 

▲2022년 5월25일 국민일보 지면 1면에 실렸던 탐사보도 시리즈.
▲2022년 5월25일 국민일보 지면 1면에 실렸던 탐사보도 시리즈.

국민일보 구성원들 “완승하지 않으면 인사위? 비판 보도 위축될 것”

인사위를 앞둔 2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지부와 한국기자협회 국민일보지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앞으로는 민형사 소송을 막론하고 보도 관련 분쟁에서 완승하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편집국 내부에서 터져 나온다”며 “‘성역 없는 취재와 보도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고 기자 안전을 보장하기는커녕 외부 잣대로 자사 보도를 평가하겠다는 방침이라면 앞으로 비판 보도는 심대히 위축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존 기사에 대해 “상담사와 피해 여성 양측은 물론 전문가 여러 명을 취재해 판단 기준과 보도 취지를 분명히 밝히는 한편 보도 당사자 신원이 특정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다”며 “또 해당 상담사가 활용했다는 치료기법을 개발한 미국 심리치료 권위자까지 찾아 취재해 기사에 객관성을 더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해당 상담사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불성립 후 형사 고소는 하지 않고 바로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구했다. 상담사가 선임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부장검사 출신 변호인도 형사상 명예훼손 성립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언론보도의 공익적인 필요와 취재 정당성이 인정돼도 민사상 손해배상은 일정 부분 인정하는 흐름이 강화하는 추세를 이용한 셈”이라고 했다.

▲2022년 6월2일 국민일보 지면에 실린 상담 관련 탐사보도 시리즈.
▲2022년 6월2일 국민일보 지면에 실린 상담 관련 탐사보도 시리즈.

국민일보 사측 “사실상 징계 없어, 미흡한 점 살펴보자는 의도”

국민일보 사측은 해당 기자들에 대한 인사위 결과 ‘징계 유예’가 나와 사실상 징계는 없고, 보도 관련 소송이 많아지는 흐름에서 유의할 점을 살펴보자는 의도였다는 입장이다. 라동철 국민일보 경영전략실장은 24일 통화에서 “사실상 징계는 없는 결론을 냈다”며 “애초에 징계를 하려던 것이 아니라 최근 기사와 관련된 소송이 많아지면서 보도 준칙 등에 소홀히 한 것은 아닌가, 미흡한 점은 없었는지 경각심을 갖자는 차원에서 인사위에서 논의를 하자고 한 것”이라고 했다.

라 실장은 “이번 소송 과정을 살펴보면서 재판부가 지적한 것이, 물론 다 옳지는 않겠지만 타당한 부분을 살펴보고 유의하고 앞으로 더 잘해보자는 의도였다”며 “물론 기자들의 입장에서 인사위라는 형식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비판 보도가 위축될 것이라는 기자들의 우려도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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