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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4일 3일 만에 ‘쓰레기 풍선’ 도발을 재감행한 것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전면 재개에 나선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로 맞불 작전으로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우발적 충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6~7시께부터 종이 등 쓰레기가 담긴 풍선을 띄웠다”며 “고도 2㎞ 이상에서 북서풍을 타고 남쪽으로 넘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쓰레기 풍선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 경내에도 처음으로 떨어져 우려를 낳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한의 쓰레기 풍선을) 관측 장비를 통해 실시간 감시하고 있었다”며 “장소를 명확하게 측정해 발견했으며, 낙하 후 안전하게 조치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는 올 들어 열 번째이며, 이달에만 세 번째다. 북한은 장맛비가 쏟아지던 지난 18일 오후 5시께부터 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냈다. 밤새 200여개를 띄워 국내에 40여개가 낙하한 것으로 합참은 밝혔다. 21일에도 북한은 쓰레기 풍선 도발을 단행했다. 21일엔 500여개를 띄워 240여개가 국내에서 발견됐다.
북한이 사흘 간격으로 쓰레기 풍선을 띄우면서 도발하는 것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강한 맞대응 성격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향후 윤석열 정부의 북풍 이용을 경계하면서도 우리 국민들의 불안감 확산에 목적을 둘 것이라고 관측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남 오물풍선 살포와 대북 확성기 재개에 있어 정찰총국과 합참이 전면에 나섬으로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배가됐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최근 남북한의 전략은 상대방이 강경하게 나오면 자신도 강경하게, 상대방이 온건하게 나오면 자신도 온건하게 대응하는 맞대응 전략(tit for tat)으로 분석된다”며 “맞대응 전략의 단점은 큰 손실이 예상됨에도 자존심 때문에 먼저 온건하게 나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전면 재개되면서 북한도 대남 확성기를 꺼내는 등 남북간 강대강 대치는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북한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맞서 지난 20일부터 대남 확성기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대남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과 주민들이 우리 대북확성기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쓰레기 풍선이 대통령실까지 날아들어오는 일이 발생하면서 쓰레기 풍선의 낙하지점을 일일이 공개하는 것이 국민들의 안전에 영향을 없을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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