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신문을 인쇄하는 자회사 노동자들이 전국언론노동조합 조선일보신문인쇄지부 설립에 나섰다. 노조는 불합리한 임금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관련 노동조합이 언론노조에 가입한 것은 지난 5월 조선일보 자회사 조선IS에서 신문 발송을 담당하는 노동이 조선일보신문발송지부를 설립한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언론노조 중앙집행위원회는 지난 22일 조선일보신문인쇄지부 설치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조선일보 신문 인쇄를 담당하는 자회사 선광 노동자 43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조선일보신문인쇄지부는 △경영진의 노동자 무시 △형식뿐인 노사협의회 △근로조건 변경, 임금조정 등 사측의 일방적 통보 △위법한 취업규칙, 근로계약 △경영진에 따라 급변하는 근무환경 △불합리한 임금체계 등에 맞서 노동자 권리를 찾기 위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인쇄노동자들은 4년 전인 2020년 노조설립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사측이 임금피크제, 처우 개선 등을 약속하자 노조설립을 철회한 것이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 설립 무산 후 처우를 일부 개선했으나, 이후 근무 인원을 감축하고 휴가 중인 노동자에게 출근 대기를 지시하는 등 불합리한 지시를 했다. 언론노조는 “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에 맞서는 노조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난 4월부터 노조설립을 추진, 4년 전 실패를 발판으로 재도전하여 노조설립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영민 조선일보신문인쇄지부 지부장은 미디어오늘에 “사측과 각을 세우기 위해 노조를 설립한 게 아니다. 조합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를 충실히 하면서, 불합리한 임금체계를 바꿔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유 지부장은 4년 전 노동조합 설립 무산에 대해 “노조 가입이 저조했고 회사 측이 제시한 요구사항을 믿었던 측면도 있다”며 “이후 불투명한 임금체계가 계속되면서 다시 시도한 것”이라고 했다.
유영민 지부장은 조합원들에게 “열심히 일해서 신문 인쇄에 지장 없게 한 다음, 노동조합의 일을 할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집행부를 믿어달라. 나중에 후배들이 입사했을 때 (회사에)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을 임무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조선일보 자회사인 조선IS의 신문 발송부문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하고 언론노조에 가입했다. 이들은 노조설립 이유로 △부평사업장 내 투명인간 취급 △경영진의 무관심 △노사협의회 설치 요구 회피 △열악한 작업환경 △경영진 잘못에 대한 노동자 책임전가 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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